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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햇귀
제 목 축구전술의 역사 15 - 카테나치오
질문을 해보자.
축구팬에게 가장 싫어하는 전술은?
전세계 축구팬에게 가장 악명을 떨치는 이탈리아의 트레이드마크인 카테나치오다.

원래 이탈리아는 수비가 강한 팀이다.
1934년과 1938년 최초로 월드컵을 2연패할 때부터 이탈리아의 거친 수비는 정평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의 전술은 메토도라고 한다.
2-3-5 시스템에서 센터하프가 앙쪽 사이드하프의 뒤에, 양쪽 백 앞에 서 있는 전술이다.
몬티라는 1회 월드컵(1930년)에서 아르헨티나 대표로 뛴 선수를 영입해 전술에 중심에 놓은 시스템이다.
이전에 유벤투스에서 사용했다고 대표팀에서는 몬티를 영입하면서 이 자리를 맡긴 것이다.

1934년에는 무승부가 없이 무승부일 때는 다음날 재경기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이탈리아를 만난 스페인은 첫날 무승부를 치른 이후 재경기에는 상당수 주전이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됐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의 골키퍼였던 리카르도 사모라는 상대에게 두들겨 맞아 골절상을 입어 재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여기에 스위스에서 사용한 리베로 시스템을 끌어온다.
비엔나 출신 라판이 처음 적용했다고 하는 이 시스템은 2-3-5 또는 W-M 시스템에서 양쪽 하프를 양쪽 백 뒤에 위치시킨 이후 양백을 센터백으로 활용, 예를 들어 상대가 왼쪽으로 들어오면 왼쪽 수비수는 공쪽으로, 오른쪽 수비수는 그 뒤를 커버하는 방식이다.
이 결과 수비할 때 항상 잉여자원이 하나 남았다.
이를 베로우어(verouller)라고 칭했고 후일 리베로(libero)라고 부르게 된다.

경기는 11명이 하는 것이다.
이 말은 한쪽이 남으면 다른 쪽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W-M 시스템과 만날 경우 센터하프는 양쪽 공격수를 맡아야 했다.
2-3-5 시스템과 만날 때는 더 심해 센터하프 혼자서 좌우공격수와 센터하프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좌우 공격수는 뒤로 후퇴해 센터하프를 지원하게 된다.

수비전술은 더욱 변화하게 된다.
센터백 두 명이 일직선상으로 서지 않고 앞뒤로 서게 된다.
1938년 스위스는 스텔저를 스위퍼로, 레만을 센터백으로 활용한다.
이전의 왼쪽 하프였던 왼쪽 플백은 뢰르처에게, 반대는 스프링어에게 맡긴다.
그리고 센터하프에 베르네티, 양쪽 공격수(좌우 미드필더)로 아베글렌과 와라첵이, 공격수는 윙에 그라시, 아마도, 센터포워드로 비켈을 활용한다.
이 스위스팀은 이전 32경기(게로컵)에서 3승 4무승부라는 참담한 성적에서 1938년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은 2:1 승리를, 본선에서는 헝가리에게 2:0 패배를 했다.

카테나치오를 발명한 사람은 지포 비아니라고 한다.
전설적인 이야기지만 어부가 예비그물을 준비하는 것에서 착안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신화화한 과장된 이야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카테나치오를 설명하기 전에 스위스를 말한 것은 이탈리아 역시 다뉴이언 스쿨(이 경우에는 스위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930년대 이탈리아 대표팀을 맡았던 포초는 스위스 그라스호퍼 2군 팀에서 2년간 선수생활을 한 일이 있다.

비아니는 일단 팀을 아래로 끌어내려 상대가 공격수를 늘리게 만들었다.
당연히 공격수가 늘어난 팀은 역습에 취약해진다.
이 발상은 1920년대 허버트 채프먼이 W-M 시스템을 만든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아무튼 비아니가 사용한 전술의 특징은 수비를 하다 보니 상대 팀은 윙이 물러난 것만 보이고 플백이 돌아들어가는 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이 카테나치오를 발전시킨 감독은 네레오 로코다.
이미 AC밀란을 강팀으로 만들었던 로코는 1947년 고향인 트리에스티나의 감독으로 부임한다.
당시 트리에스티나는 성적으로는 강등권이었으나 패전국의 특수성 때문에 강등을 면한 팀이었다.
그러나 이 팀을 로코가 맡은 이후 리그 2위, 8위, 8위를 차지하게 된다.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약팀에서 수비위주의 전술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강팀으로 적용한 케이스는 인터밀란이다.
당시 감독이던 포니는 오른쪽 윙인 아르마노를 밑으로 내려 상대 윙을 막게 한다.
아르마노는 후일 이탈리아에서 최초의 토르난티(tornanti, 귀환자들)라고 불린다.
토르난티는 원래는 윙이었으나 측면을 따라 내려와 수비를 돕는 윙을 말한다.

1952-53 시즌 인터밀란은 전년도 우승팀인 유벤투스에 비해 34경기에 득점은 27골이나 적은 46골을 넣었으나 단 24골을 잃었다.
1950년대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의 평균 득점이 100골에 조금 못미쳤다는 점에 비해 8회의 1:0 승리와 4번의 0:0 무승부는 가히 "혁명적(브레라)"이었다.

유럽에 카테나치오를 알린 팀은 AC밀란이다.
의외로 로코가 이끈 AC밀란의 카테나치오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지 않다.
1961-62시즌 우승팀 AC밀란은 당시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로마보다 22골이나 많은 83골을 넣었다.
그러나 카테나치오는 오로지 이기기 위한 전술이라는 점에 변화는 없다.

1962-63년 시즌 유러피언컵에 나가 AC밀란은 악명을 떨친다.
AC밀란을 상대한 팀 선수가 이 팀을 "머리 잡아끌기, 침 뱉기, 발 밟기같은 온갖 쓸데 없는 짓을 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또한 결승에서 벤피카의 공격수 콜루나는 동점상황(벤피카가 동점골을 올린 상황)에서 걷어채여 다리를 절뚝거리며 경기를 해야 했다.

에레라가 이끄는 위대한 인테르(La grante Inter)는 카테나치오를 완성하기 위해 리타로(ritaro - 칩거, 합숙)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덕분에 경기가 있기 전 선수 부인은 최소 사흘은 생과부가 돼야 했다.
선수단의 모든 것을 장악했던 에레라는 선수에게 이상한 약을 먹였다고 전해진다.
이를 거부하고 화장실에서 뱉어내는 선수가 생기자 커피에 약을 탔다고 한다.

에레라의 카테나치오는 단 3회 이내의 패스로 공격을 성공시키는 전술이다.
다시 말해 에레라의 시스템에서 횡패스를 하는 선수는 도태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자리는 왼쪽 플백이다.
인터밀란의 카테나치오의 핵심인 왼쪽 플백은 측면을 따라 직선으로 밀고 올라가는 플레이로 물론 단 한 시즌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두자리수 득점을 올리는 일도 있었다.

또한 에레라는 선수에게 대단히 비정했다.
AC밀란과의 시합 전날 과르넬리의 아버지가 사망한 것을 에레라는 혼자서만 알고 과르넬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몰랐다.

1969년 로마에서는 타콜라가 심잡음이라는 병에 걸려 있는 상황에서 삼프토리아와의 경기에 출전해야했고, 보름 후 칼리아리와의 원정을 대비한 겨울철 해변훈련에 참여를 시켰다.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타콜라는 경기가 끝난 이후 탈의실에서 쓰러져 사망한다.

이외에 원정팀 숙소에서 팬들이 소란을 떨어 원정팀 선수들이 잠을 못이루게 하는 것은 비일비재 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오로지 이기기 위해 심판매수 등을 통해 승부조작을 했다는 의혹이다.
이미 유럽무대에서 이탈리아의 클럽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판정이 줄을 이어 심판매수 의혹은 있어왔다.
그리고 1974년 선데이 타임스에 심판매수의 증거들이 드러나게 된다.

라그란테인테르의 종말의 원인은 그러나 이러한 추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칩거로 불리는 합숙훈련은 얼마간 경기력을 상승시킨다.
그러나 장기간 계속된다면 경기력의 급격한 하락을 몰고 온다.

1966-67시즌 셀틱을 만난 인터밀란의 상황은 심각했다.
당시 오른쪽 플백이었던 부르니크는 3시간을 잤고 이것이 운이 좋은 편이라고 자평했다.
그날 밤 그는 주장 피키(리베로)가 옆방에서 밤새도록 토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셀틱이 거세게 몰아붙이는 순간 부르니크는 믿기 어려운 소리를 듣는다.
피키는 상대가 슛을 쏘는 순간 골키퍼 줄리아노에게 내버려두라는 소리를 듣는다.

시간이 갈수록 카테나치오의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미드필더가 약해지는 것이다.
토르난테로 이를 보완할 수 있지만 이는 공격수를 줄인다는 뜻이다.

독일에 귄터 네쳐는 2002년 이탈리아가 한국에게 역전패를 했을 때 이렇게 말한다.
1970년대 이후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를 완성했다.
초반에 한 골을 넣으면 나머지 시간은 공을 돌리는 경기를 해왔다.
문제는 의외로 안전한 것처럼 보이는 이 전술의 성공률이 50% 정도라는 점이다.
최소한 절반은 한 골을 지키지 못하고 비기거나 역전패했다.
한국의 승리의 원인은 이탈리아가 이 낡은 전술을 사용했고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햇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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