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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고명섭
제 목 [한겨레신문] 일본 교과서 왜곡과 산께이 신문
[여론나침반] 일본 교과서 왜곡과 산케이 신문

일본의 우익 국가주의 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편집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문부성 검정 통과 여부가 한·일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일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리 국회와 정부는 `교과서의 역사왜곡'에 대해 공식 항의의 뜻을 밝혔고, 중국 외교부도 이 교과서 출간 금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새 교과서 모임'을 비롯한 우익세력은 이 교과서에 반대하는 일본 내 양심적 지식인들의 입을 막기 위해 테러위협도 불사하고 있다.

일본 극우세력의 `위험한 장난'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심정은 걱정과 분노가 뒤섞여 있다. 김미라(edutops@edupia.com)씨는 “세계사를 거꾸로 돌려놓으려는 한심한 작태이며 국제적 수치”라고 이들의 행태를 규정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과 응징의 화살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문제의 교과서는 전후 일본의 역사인식을 `자학사관'으로 폄하하는 일군의 극우 지식인들이 집필한 `극우적 이념서적'이다. 이 책은 일제의 아시아 침략을 미화하고 한반도 지배를 정당화하는 가당찮은 내용을 담고 있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이 교과서를 발간하는 출판사 `후소샤'가 산케이신문의 계열사라는 사실이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내부의 강경 우익세력의 주장을 줄기차게 대변해온 가장 보수적인 일간지이다. 당연히 산케이는 진행중인 `교과서 논란'에서도 아사히신문 등을 공격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 신문의 기조는 일제의 조선강점이 한국 근대화를 이끌어왔다는 것이어서 `새 교과서 모임'과 한치의 차이가 없다. 1995년 군대 위안부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했다고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그들의 견해를 잘 보여주는 이 가운데 한 사람이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인 구로다 가쓰히로다.

구로다 기자는 지난해 말 부산 영도다리 철거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일제의 학정과 전쟁의 비극을 지켜본 영도다리'라고 한 국내 잡지의 표현을 꼬집어 “(일제의 학정이 아니라) `일제하의 근대화'가 바른 표현 아닌가”라고 썼다. 일본 우익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셈이다. 이 기자는 99년 펴낸 책 <한국인의 역사관>에서도 “당시 일본군과 위안부의 관계는 적대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였을 것”이라고 상식 밖의 주장을 폈다. 도쿄에 사는 재일동포 안호진씨는 이런 사실을 놓고 “산케이 서울지국 폐쇄운동이라도 펼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얼굴을 붉혔다.

산케이의 반북 보도도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이 신문은 지난해 11월에도 “북한이 지난 94년 핵무기 보유를 세계에 공표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확인하기 어려운 기사를 게재하는 등 북한에 관한 신중치 못한 보도를 양산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스스로 민족지라고 말하는, 친일전력이 있는 국내 신문에 의해 산케이의 이런 기사들이 가장 빈번히 인용된다는 점이다. 반공·반북에서 죽이 맞으면 일제 미화 신문과도 손잡는다는 것인지 씁쓸한 일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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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2 (11:11:31)    IP Address : 147.46.1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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