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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인물과사상사
제 목 [월간 인물과사상 1998년 5월호] 창간호
준비중입니다.

인물과 사상 홈페이지에 퍼온 글입니다.

1998년 5월 창간호

"조선일보" 독자가 많은 이유


우리 나라엔 ABC(발행부수공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속 시원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양적으론 [조선일보]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조선일보]가 그렇게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신문에 대해 제법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 [조선일보]와 관련된 한가지 신화가 떠돌아다닌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조선일보]에 대한 과대평가다. 그들은 자기들 기준으로 [조선일보]가 잘 팔리는 이유를 이야기하는데 그게 대부분 일리는 있으면서도 이른바 `전문가의 함정'에 빠져 있는 하나마나한 소리들일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함정'이라는 게 별게 아니다. 신문에 대해 가장 전문가라 할 기자들은 특종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일반 독자들은 특종에 별 관심이 없다. 아니 신문을 하나만 보는 독자들에겐 어떤 기사가 특종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다. 그런데 특종이 무어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게다가 어차피 TV에서도 다뤄질 뉴스들인데 말이다.

일반 독자들이 신문을 선택하는 이유는 전문가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 독자들에게 신문은 결코 `정치 상품'이 아니다. 탈정치적인 `소비 상품'이다. 이걸 입증해주는 조사 자료는 하나 둘이 아니다. 예컨대, 가장 최근에 조사된 [동아일보](98년 4월 7일자 14면 보도)의 조사 결과를 살펴 보자.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자들의 신문 구독 선택 이유는 `유익한 정보가 많아서'(43.6%),` 이미지가 좋아서'(19.2%),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많아서'(14.6%), `논조가 마음에 들어서'(14.0%), `편집 및 레이아웃이 산뜻해서'(8.5%) 등이다. 그런데 이른바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는 언론 윤리는 주로 `논조'와 관련이 된 것인데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자는 14%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건 언론운동이 처해 있는 상황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언론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디 `유익한 정보' 따위에 관심을 기울이는가. 그들이 늘 척결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건 `권언유착'이니 `인권 유린'이니 하는 따위의 것들인데 일반 독자들은 그런 데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 참 미치고 환장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조선일보]가 제42회 `신문주간' 특별 기획으로 `조선일보에 이의있다'를 3일간에 걸쳐 연재한 바 있다. `역시 조선일보답다'는 비아냥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한겨레] 4월 10일자 `박시백의 그림 세상'에 나오는 말을 실제로 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곧 죽어도 자기 입으로 잘못했단 소린 안하네. 하여간 고수들이라니까. 사과 한번 하는 게 그리 힘들까? 사과 않고 버티기로야 일본 정부나 전두환씨 등과 막상막하구먼."

그러나 그런 비아냥보다 더욱 중요한 건 이 기획물이 전문가들에겐 큰 화제거리인 반면 일반 독자들에겐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 개인적인 조사 결과이지만, [조선일보] 독자들 가운데에도 그걸 아예 읽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왜? 그건 별로 `유익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기획물 가운데에 방송인 전여옥씨가 쓴 글은 [조선일보]에 대해 아주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 하다. 물론 100%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니라고 할 망정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잘 거론하지 않는, [조선일보]가 잘 팔리는 이유를 부각시키고 있어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다.

"내가 기자를 하면서 만난 많은 취재원들은 영악했다.그들은 알고 있었다. `온갖 곳에 나봤자 조선일보 한군데 나는 것에 비길 수 없다'는 것을. 같은 기자로서 열통터지는 일이었지만 나는 그 현실을 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조선일보는 힘이 세다.

도대체 그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바로 이 대한민국 여자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조선일보의 구독을 결정하고 신문값을 내는 여자들이. 흔히들 조선일보는 이 사회에서 힘깨나 쓰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로 그 오피니언 리더의 마누라들을 비롯한 여성들이 조선일보를 선택해서이다.

그래서 인지 조선일보는 `예쁜 여자'같다. 아기자기하다. 섬세하다. 꼼꼼하다. 귀엽다. 조선일보 편집은 자타가 알아주는 일류 몸단장이며 조선일보의 기사 쓰는 기술을 빼어나다. 게다가 기사 내용도 전혀 어렵지 않다. 가시를 발라놓은 생선 살코기만 먹듯 오물조물 씹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주부 독자를 겨냥해 여자를 위한 시시콜콜한 생활 기사를 여성지처럼 처음 낸 곳도 조선일보이다.

그런 조선일보는 막상 주고객인 여자 알기를 우습게 안다. 존경도 물론 하지 않는다. 마치 충직한 하녀처럼 생각하는 듯 하다. 조선일보는 오랜 신문의 역사속에서 반여성적인 편집 방향을 고수해 왔다. 나는 단 한번도 조선일보가 한국의 여성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 여성 문제도 정치 문제와 비슷해서 `유익한 정보' `이미지' `재미있는 읽을거리'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 나라의 신문 독자들의 절대 다수는 철저하게 탈정치화된 것이다. 하기야 그건 [조선일보]가 집요하게 추진해 온 캠페인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치를 시궁창으로 묘사하고 매도하면서 혼자 깨끗한 척 잘난 척 해온 게 그간 [조선일보]가 일관되게 보여 온 행태가 아닌가. [조선일보]의 `반정치주의'도 상술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의 독자가 많은 이유는 `정론지의 종언'을 의미한다. 그래서 언론운동이 어렵고 강준만과 같은 언론운동가의 한숨은 커져 간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2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38

2002/06/24 (17:50:48)    IP Address : 147.46.1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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