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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전지훈
제 목 잘못된 장학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잘못된 장학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전지훈 │전남 목포시 용해동│


저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는 전남에선 꽤 ‘명문 고등학교’에 속하는 바 장학금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만 이 장학금의 분배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올해도 학년초가 되자 장학금을 받을 학생들의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어떤 장학재단에서 우리 학교 학생 35명에게 장학금을 준다고 합니다. 그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의 자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학생 중 다음 조건에 결격사유가 없는 학생
① 타 장학금을 받고 있지 않거나 이와 유사한 학비감면이나
① 면제를 받고 있지 않은 자
② 품행이 방정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자
③ 학업성적이 우수한 자; 상위 20% 이내
④ 기독교 신앙이 있는 자 우선

그런데 우리 학교의 추천학생 명단을 보면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오직 성적순으로만 학생을 추천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전교 1등은 ○○장학금, 2등부터 10등까지는 □□장학금 이런 식이라는 거죠. 이게 잘하는 걸까요?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여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고취시킨다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문제는 다른 조건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다는 겁니다. 이번 장학금의 경우 추천인원이 35명이면 그 중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10명 정도, 나머지는 정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위의 추천조건을 보면 이게 또 어렵습니다. 성적이 상위 20% 이내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건이 있으면 학교 등록금을 내지 못할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이 있다 하더라도 성적이 떨어지면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도 장학금제도가 제 효력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현재와 같이 성적에 의한 제약이 심한 장학금제도는 ‘기업이윤의 사회환원과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을 위하여’라는 재단의 목적에도 벗어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추천조건의 성적 제한을 완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상위 20%라는 조건은 너무 제한된 인원에게만 해당되는 겁니다. 차라리 ‘성적 50% 이내이며 출석상황이 우수한 학생’ 같은 조건이 훨씬 괜찮은! 조건일 겁니다. 출석상황을 보면 그 학생의 성실성까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이건 저보다는 장학재단에서 여러모로 생각해 봐야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일부재단에 한정된 문제이긴 합니다만 또 한 가지 문제되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의 조건을 보면 ‘기독교 신앙이 있는 자 우선’이란 게 있죠? 조건에는 ‘우대’라고 나와 있지만 구비서류에 보면 ‘교회추천서’가 필요합니다. 그 추천서에는 ‘왜 그 학생을 추천하는가’까지 자세히 기록하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독교 신자가 아닌 경우는 장학금을 받기가 힘들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건 여러 가지 꽁수(아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것 같은 거죠)가 있긴 합니다만 매우 불편한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학생들 중에서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장학재단은 본래의 목적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아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이 있는 자 우선’보다는 ‘월수입이 ○○○원 이하인 자 우선’ 같은 조건이 있어야 옳지 않겠습니까? 사실 지원서에는 현재의 주택상황과 월수입 등을 자세하게 기록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요는 장학재단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밖에 안 되는 거죠.

아무래도 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 장학금을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강 교수님도 누차 말씀하셨던 ‘언행일치’ 때문이죠. 제가 이런 글을 쓰면서 장학금을 받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불교신자입니다. 지금까지 교회 문턱도 한번 안 밟아 본 몸입니다. 게다가 저희 집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지요. 공무원 월급이 많은 건 결코 아닙니다만 네 사람이 생활하기엔 충분한 모양입니다. 저보다 더 조건에 알맞은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장학금을 받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들은 바로는 제가 장학금을 안 받는 대신 그 다음 순위의 학생이 받게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안 받으면 다음 순위로 밀려갈 뿐이라는 거겠죠. 아무래도 씁쓸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4&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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