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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홍경석
제 목 차량소유자는 영원한 봉인가
차량소유자는 영원한 봉인가

홍경석 │대전시 동구 용전동│

93년식 2000cc 프린스 소유자이다. 올해가 2000년이니 벌써 8년이나 세월이 흘렀건만 처음 출고시와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세가 그것이다. 지난해 12월에 나온 자동차세 납세고지서를 본다. 자동차세 : 199,800원 교육세: 59,940원 도합 259,740원.

지난해 6월에도 그와 똑같은 금액을 납부하였으니 1년간 내가 나의 똥차(?)에 납부한 순수 자동차세만 519,480원이다. 이쯤 되면 억대를 상회하는 고급주택 또는 아파트에 부과하는 재산세와 맞먹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연료인 휘발유는 또 어떤가. 각종 명목의 세금이 덕지덕지 붙어 휘발유 판매가의 70% 이상이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다. 방금 출고한 차나 10년 이상을 탄 차나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현행 자동차세와 유류에 부과하는 세금의 무변화는, 차량정책 입안자들이 차량운전자들을 봉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차는 애시당초 애물단지’라고 그냥 자조만 하고 말 것인가. 현실이 이러하니 신제품으로 출시하는 차량으로 차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고, ‘자동차 10년타기운동’을 주관하는 시민단체나 그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비웃는 것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시가 백만 원이 겨우 넘는 차량의 연간세금이 50만 원대인 나라가 우리 나라 말고 세계 어디에 또 있는지 묻고 싶다.

사족인 듯하지만 한마디 더 하겠다. 이처럼 고가인 유류 가격을 한푼이라도 절감하기 위해 LPG를 연료로 하는 승합차의 구입 붐이 작년에는 가히 신드롬적인 양상으로까지 발전했는데, 이러한 승합차의 경우 화물차로 출고를 하면, 자동차세도 자가용 승용차에 부과되는 현행 세금과 비교해 그 금액이 그야말로 조족지혈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승합차는 가격이 엄청 비싸서 나 같은 서민들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현행 자동차 관련 정책은 있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편리함과 특혜를 주고 있는 반면에, 없는 서민들에게는 ‘능력 없으면 차를 안 타면 될 것 아니냐’는 고압적인 분위기와 협박의 양 칼을 들이댄 듯한 형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러시아 속담에 ‘신(神)은 너무 높이 있고 황제는 너무 멀리 있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차량정책 담당자들은 이러한 러시아의 황제인가, 아니면 앞을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란 말인가.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바로 올바른 정책일진대, 현재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소유자들을 영원한 봉으로 착각하고 있는 차량정책 담당자와 주무당국인 건설교통부 담당자들의 반성을 촉구하며 일신(一新)한 자동차 세금의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정책의 도출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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