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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배온희
제 목 누가 이 나라를 재난에서 구할까?
-우리 나라 지진대비의 문제점과 대안

배 온 희 │강동구의회 의원│



서울 지진의 가상 시나리오

갑자기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지진이 모든 가정과 빌딩을 엄습해 왔다. 땅은 춤을 추고 아파트와 빌딩들은 붕괴되고 다리는 무너져 교통은 두절되고 곳곳에 화재로 인한 불길과 연기는 어두운 하늘을 덮고 붕괴된 건물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이곳 저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아우성친다. 아이들은 공포에 질리고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고 부상자들의 처절한 외침 속에 질서는 극도로 흐트러졌다.

통신은 두절돼 누가 어디서 죽어 가는지도 모르고 구조 요청은 엄두도 못 내며 자원 봉사의 체제는 너무나 빈약해 복구할 엄두도 낼 수 없다. 붕괴된 건물 속에서 번지는 불길에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희생되고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탈수 현상과 배고픔에 지쳐 희생자는 수십, 수백만에 이른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런 가상 시나리오가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터키의 지진 참사와 그리스의 지진이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 최근 들어 각국의 지진 발생과 그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우리 나라도 지진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풍 백화점과 붕괴된 성수대교처럼 부실공사 투성이인 서울에 만약 진도 7 정도의 지진이 온다고 가상한다면 서울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비극적인 현장으로 변할 것이다. 설마 우리에게 그 엄청난 참상이 올까 하지만 그 비극이 서서히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정부와 국민은 깨닫고 지진에 대한 대비책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수행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형식적인 지진대책에서 벗어나 내실을 기한 사전 대비책이 시급하다. 일본과 미국에 지진이 많으면서도 그 피해가 적은 것은 평소 지진에 대비하고 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제 시스템의 확립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인공위성과 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재해를 중앙통제실에서 샅샅이 파악할 수 있다. 6인치 크기의 형태까지 파악하는 그들의 정보수집능력은 실로 대단하다. 일본의 경우에도 인공위성과 시내 곳곳에 있는 비디오 카메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한다. 또 이동 무전 시스템을 이용하여 통제와 지원체제가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전국적 재난 대비 훈련도 팩스에 의존하고 있는 취약한 우리 실정에서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기능이 마비되어 효과적인 복구가 이뤄지기 어렵다. 현재 업무를 주관하는 행정자치부, 시청, 그리고 119 소방서의 기능을 통합·강화하고 미국의 비상운영센터(`EOC`)나 연방 비상관리청(`FEMA`)같은 기구의 설립이 시급하다.

도대체 수백억 원의 정당 보조금을 쓰면서도 일원화된 재난통제시스템 하나 갖추려고 하지 않는 우리 위정자들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매년 겪는 수재도 사전에 대비하면 몇 분의 1 예산으로 대비가 가능하고 국민의 폐해가 없으련만 거기까지 생각하는 위정자가 없는 서글픈 정치 현실이다.

앞으로 지진의 재난이 발생하면 우리가 경험할 수 없었던 무서운 참사가 될 것이다. 하루 빨리 통제시스템과 구조, 구급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건축법의 강화

지진의 피해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구(`舊`)소련 아르메니아 공화국에서는 1988년 12월 7일 진도 6.8의 지진이 일어나 2만5천 명에서 6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명이 사망하고 5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반면 89년 10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진도 7.1의 지진에서는 62명만이 희생되고 1만4천 명이 집을 잃었다. 부실한 건축과 내진 건축의 좋은 대비이다.

우리 나라는 지난 80년도 말에서야 일정규모 이상 건물에 한해서만 내진 설계를 법령으로 정하고 교각의 경우 93년 건설부터 내진 설계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부실공사로 내진 설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감독자들도 내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건축물은 지진에 대해 무방비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정부는 언제 엄습할지 모를 지진에 대비해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건물에 대한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철근도 값싼 수입품이라는 가정에서 분석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또 이런 사업으로 돈 벌겠다고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대학교 연구실에서,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실비만으로 거국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국민들도 스스로 자기가 사는 건물을 진단하고 강구책을 대비해야 한다.

지진의 교육 및 대비훈련

우리는 지진에 대해서 너무나 무감각하다. 설마 지진으로 내가 어떻게 되랴 하는 ‘설마병’에 걸려 있다. 그 대가는 엄청난 희생뿐이다. 지진에 대해서 빨리 알아야 한다. 그리고 대비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일본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지진이고 두 번째가 아버지라고 한다.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진이 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물어보아도 답변을 못한다. 아이들은 그냥 도망친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몰라서 당하는 희생자가 많을 것이다. 사실 교육과 대비만큼 시급한 것은 없다. 결국은 각자가 살아나야 하고 훈련된 만큼 생존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일본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자주 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도 한 달에 한 번씩 훈련과 1년에 한 번 대(`大`)훈련을 하고 있다. 실제처럼 하는 그들처럼 우리도 형식적인 훈련이 아니라 실제 재해상황으로 생각해야 하며 특히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여 아이들이 공포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교육을 통하여 지진에 대한 인식을 시키고 국민들은 각자가 살아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 각자의 준비다. 정부에서, 구청에서, 시에서 무슨 수로 모든 사람들을 구해줄 수 있단 말인가?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것 외에는 시민 각자가 대비해야 한다. 비상 식량과 비상 식수를 준비하고 동절기의 재난을 생각한다면 이불 등의 보온재를 준비해야 하며 초기에 불길을 끄기 위해서 각자 소화기를 마련해야 한다. 여성의 생리대도 필수품 가운데 하나다. 연기 속에서 견딜 수 있는 마스크도 준비하고 구급약을 준비해야 한다. 지진의 대재난 속에서 누가 이런 것들을 가져다 주리라고 생각하는가? 준비한 만큼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집안도 지진 대비형으로 바꾸지 않으면 모두 부서지고 깨져 큰 손실을 가져온다. 무거운 것은 밑으로 놓고 TV 등은 묶어 놓고 피아노는 밑에 받침으로 받치고 벽에 고정시켜 사람을 향해 돌진하는 무서운 흉기로 변하지 않도록 하고 바퀴 달린 것은 모두 멈춤 장치를 설치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재산 피해를 입게 된다. 침실에는 슬리퍼를 비치 하라. 침대는 철제 침대처럼 밑에 공간형을 써서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값비싼 장식물이 집안에 가득하여도 대지진이 휩쓸고 지나가면 모두 쓰레기일 뿐이다.

제2의 이순신을 기다린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의 상태로는 대지진이 올 때 우리 사회는 그 참화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 까닭은 우리가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튼튼한 건축물과는 달리 지진 발생 시 피해야 할 건물 자체가 무서운 살상 무기가 된다는 점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부터라도 건축법을 강화하고 그대로 시공이 되도록 철저히 감독하며 기존 건물은 국민들의 생명이 담보 잡힌 만큼 저렴한 경비로 국가와 대학들이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속히 내진 정도를 판단하고 필요한 것은 건물주에게 통보하고 주민에게 알려 다시 건축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진 발생 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국민 스스로 익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5분 안에 응급차가 오기 어렵고 의료진의 손길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각 가정은 비상 구급약을 준비하고 반드시 응급처치 훈련을 거의 간호사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 이것은 피해자 모두가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제 뜻 있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지진의 위험을 알리고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에게 지진 대비를 가르치고 가정에서는 방재 회의 및 대비를 하며 지자체, 정부에서는 지진 대비 정책을 신속히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나라를 구할 시간이 급하다. 미련한 자는 최악의 순간까지 미루고 지혜로운 자는 최악의 순간에 대비한다. 이 시급한 때 지진의 재난에서 나라를 구할 이순신 장군과 같은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45

2002/06/28 (21:51:34)    IP Address : 147.46.1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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