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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조원종
제 목 북한 민주화운동, 누구를 위한 주장인가?
조 원 종 │광주시 북구 용봉동│



북한 민주화론자들이 돌출하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문제인가. 어쨌든 북한 민주화론이라는 것이 운동권 내부에서는 이름 깨나 알려진 사람들에 의해 주장되고 있고 그 사람들의 사상은 90년대 초반부터 급격하게 전환되어 왔다. 80년대 주체사상의 대부로까지 불렸던 김영환씨가 대표적인 예이다. ‘북한 민주화론자들의 돌출’ 이라는 일대 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먼저 ‘민주화’라는 인류의 영원한 가치에 쉽게 눈가림당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민’이 주인된다는 것 아니겠는가. 너무 원칙적인 말인가. 하지만 민주주의의 가장 본질이 되는 말일 것이다. 북한의 공식 명칭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 그들도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상대적인 가치이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인류의 완벽한 제도인 것도 아니다. 우리 식대로(`남한 자본주의적 관점으로`) 북한의 민주주의를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북한의 수령체제가 단순히 1인독재체제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우리는 아직 그만큼 잘 알지 못하고 토론도 턱없이 부족하다.

둘째, 북한 민주화운동도 운동이니 만큼 충분히 주장될 수 있다는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주장은 자유로워야 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운동은 그 사회에 대한 올바르고 과학적인 인식을 토대로 대중에게 검증 받으면서 대중에 의해 펼쳐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수박 겉핥기 식의 사회인식과 소수의 엘리트들의 주장만으로 운동을 하려고 한다면 그건 또다른 독선이고 폭력이다. 더군다나 철학과 개념이 똑바로 서지 못한 한국사회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셋째, 북한 민주화론자들이 그 근거로 내세우는 북한 인권과 경제문제를 살펴 보자. 북한의 인권문제는 그 동안 주로 해외의 무슨 이름있는 단체들의 조사 결과나 탈북자들의 직접 증언을 통해 불거져 나왔다. 생존조차 위협받는 심각한 식량난, 정치범 수용소의 짐승 같은 생활 등 그들의 이야기에는 결과만 있고 과정과 원인은 빠져 있다. 현재 북한의 인권 및 경제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전혀 따져보려고 하지 않는다. 오로지 북한 정권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리려 한다. 물론 북한 정권에게도 책임은 있겠지만 그 외부적 원인에 대한 분석과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특수한(`?`)체제를 올바로 이해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넷째, 북한 민주화론자들이 주장하는 김정일 정권 타도라는 문제는 실로 위험한 발상이다. 예전 남한 사회의 정권타도 투쟁은 대중 스스로 인식하고 실천한 투쟁이었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 타도는 누가 주장하고 있는가. 누구를 위한 주장인가. 제한된 정보통만을 믿고 김정일 정권을 타도하자는 것은 우리 민족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일 정권 타도는 잘해야 흡수통일론이고 못하면 무력통일론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두 통일론은 모두 민족이 공멸하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북한 민주화론이 한국의 극우세력에게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북한 민주화론자들은 한국의 국민의식이 성장해서 문제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 한반도에서 냉전 이데올로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직도 한국 사회는 극우·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의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민주화론은 극우·반공세력에게 진보 진영의 분열과 냉전 이데올로기 강화라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월간 조선} {시대정신} 같은 매체들은 이 기회를 잘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북한 민주화론자들은 북한 민주화운동이 과연 누구를 위한 운동인지, 누구에 의한 운동인지를 명백히 설명해야 한다. 한반도의 변혁운동은 길고도 강고한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만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내·외적 정세가 복잡하고 급변한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관련된 모든 운동은 아주 과학적이고 대중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김정일 정권 타도를 외치는 북한 민주화론자들의 주장이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처럼 들리는 건 나의 개인적 편향일 뿐인가?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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