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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최연홍
제 목 김영삼씨와 지역감정
최연홍(전북 익산시 모현동)


YS의 썰렁한 부활

독재타도! 민주쟁취! 장기집권음모분쇄! 모두 하나같이 지난 시절에 많이 들어본 자극적이면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하는 감동적인 용어들이다. 바로 이런 감동적인 구호를 부르짖으며 요즘 언론에 부쩍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YS! 대통령 재임 시절 수많은 깜짝쇼로 우리를 자주 놀라게 하더니만 퇴임 후에도 그 깜짝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깜짝쇼는 한층 더 썰렁하기만 할 뿐 짜증만 나게 한다. 맑은 이슬도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고 했던가. 이제 김영삼씨 입에서 이런 구호들이 뱉어져 나오는 게 전혀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기만 하다는 걸 왜 모르는가. 김영삼씨는 환상에서 제발 하루빨리 깨어나기 바란다.

아직도 김영삼씨는 과거 암울했던 70∼80년대의 민주투사라고 생각하는가? 좋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 시절엔 김영삼씨의 불끈 쥔 주먹에서 많은 국민들이 용기를 얻었고 연설 한마디에 감동을 느낀 적도 많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킨 공헌은 인정한다. 그러나 김영삼씨가 이 나라에 이바지한 공헌은 그걸로 끝났고 또 그걸로 족하다.
항간에 능력을 의심받으며 자질론에 시달릴 때도,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김영삼씨의 그럴듯한 감언이설에 속아 국민들은 어쨌든 그를 대통령으로 뽑기도 했다. 그때부터 그와 우리 국민들의 비극은 시작된 것이다. 김영삼씨의 능력은 이미 정치적으로는 지역감정 심화와, 경제적으로는 IMF로 검증됐고 이제 그의 존재와 악연을 대다수 국민들은 한순간의 악몽이려니 생각하고 이쯤에서 잊고 싶을 뿐이다. 그런 김영삼씨가 다시 국민의 이름을 들먹거리며 정치일선으로의 복귀를 꾀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분노와 함께 연민의 정마저 느껴진다. 아직도 더 보여줄 깜짝쇼가 남아 있단 말인가.

YS가 믿는 건 지역감정뿐

이런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는 달리 김영삼씨가 왜 돈키호테식의 무리수를 두는 가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거기에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오랜 라이벌 의식에 따른 특유의 오기도 있을 것이고, 아들 김현철과 측근들의 구속에 따른 복수심도 있겠고, 과거 민주투사로의 이미지로 복귀함으로써 나라를 경제 파탄으로 이끈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희석시키고자 하는 것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묵과할 수 없는 것은 이런 감정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김영삼씨 개인의 문제일 뿐이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만 부채질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개인 감정에서 비롯된 문제를 또다시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기대어 풀려고 한다는 점이다. 김영삼씨도 최근 언급했듯 그의 눈에는 아직도 91년 대선 유세 때 부산 수영만에 모인 1백만의 인파가 꿈결같이 아른거리는 것이다. 마치 은퇴한 가수가 지난날 환호하던 팬을 못 잊어 우울증에 시달리듯……. 물론 그들 중에는 미우나 고우나 아직도 김영삼씨 이름을 연호하며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이성 있는 국민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제발 알아주기 바란다. 몇 안 되는 그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른바 국민의 이름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

김영삼씨의 재임 시절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편중인사와 차별이 있었다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인데 현 정부가 편중인사를 한다고 비난하고 ‘부산경제 죽이기’ 등의 발언으로 지역감정에 불을 지르려고 안달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후안무치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도대체 우리 인간의 가증스런 모습의 끝이 어디까지인가를 끝내 보여주고 싶은 것인가.
그의 머리 속에는 이미 계산이 다 끝나 있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든든한 무기! 지역감정이라는 무기를 비수처럼 가슴속에 숨겨둔 채 여차하면 꺼내 휘두르려는 것이다. 이미 지난번 부산에서 두어 차례 써먹지 않았나. 그 가공할 효력은 언급할 필요 없이 검증된 상태고, 그걸 바탕으로 신당 창당을 시도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막판 슬그머니 한나라당 손을 들어주면 그만이다는 생각 아닌가. 어쨌든 김영삼씨의 가장 큰 목적은 반 DJ세력을 결집해 DJ와 현 정권에 타격을 주고 더 나아가 내년 총선에서의 여권 참패와 재집권을 막는 것일 뿐, 한번 더 대통령을 해보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손호철 교수는 한나라당의 원외 대변인?

한국 국민의 기억력은 도대체 얼마인가. 아니 양심지수는 얼마인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여 수많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준 일차적 책임자가 누군데 물러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경거망동하며 국민을 우롱하도록 내버려두는가.
뭐? 현 정권이 김영삼씨의 재등장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 문제라고? 얼마 전 TV 토론에 나온 손호철 교수가 김영삼씨의 재등장에 대한 입장표명으로서 내뱉은 궁색한 발언이다.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원외에 한 명 더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알았다. 사실 이 논리는 김영삼씨의 재등장에 국민 정서와 영남권의 정서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한나라당이 자주 써먹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어린 학생이 선생님한테 묻는다. “남의 물건을 훔친 저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지요?” 이때 험상궂은 인상으로 째려보는 도둑의 눈과 마주친 선생님은 대답한다. “도둑질을 하도록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집주인이 더 나쁘단다.” 물론 그 말에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말은 먼저 김영삼씨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 후에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손 교수는 자신의 이념과도 같은 3김 청산의 논리적 강박 관념에 집착한 나머지 김영삼씨의 재등장이 한국 정치에 해악을 끼치든, 지역감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든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논리 설파의 호재로 활용하기에 바쁘다. 소위 자칭 진보적 학자라는 사람이 이런 태도니 수구 기득권 세력이 날로 설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정말 다들 왜 그러는가. 수구 기득권 세력들은 하나같이 똘똘 뭉쳐 개혁 저지에 온 힘을 기울이는데 거기에 맞서 싸워야 할 개혁 세력은 모래알 같이 흩어져 제각각의 목소리만 내서 무얼 어쩌자는 말인가. 개혁의 총론에는 찬성하면서 왜 나만이, 내가 속한 조직만이, 내 지역에 관련된 일만이 예외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영삼씨가 코미디같이 독재 타도를 부르짖고 있는 이 때에 내 자신이 기득권 세력이 아닌가 한번 모두들 되돌아볼 때인 것 같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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