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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양은찬
제 목 암보다 지독한 국가보안법 제거 수술 요망
양은찬(yangec@hananet.net)


직장암 흑색종 수술 8개월 된 남편이 장루를 차고 명동 길바닥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범민련 상임부의장 김양무(전 합동통신 기자) 선생께서는 하루라도 빨리 항암치료와 자연요법을 취해야 하는데, 국가보안법 7조 2·3·5항에 의한 체포영장을 든 형사가 집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남편은 지난 해 10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 피가 쏟아지는 증세로 안양병원에서 직장암 3기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삼성의료원과 서울대 박재갑 박사의 비참하다는 소견 발언을 거쳐 전남대병원에서 최종 판단 후 수술을 하였습니다. 현대 의학의 한계를 씁쓸하게 인정하는 의사들의 사형 선고에도 아랑곳없이 김양무씨는 수술 예후가 좋았습니다. 5년 살 확률 5%라는 절망적 상황에서 철저한 생식요법과 냉온탕, 열 요법, 생 야채 과일食으로 아슬아슬한 목숨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범민련 정신으로 이겨내겠다고 하는 의지의 결실이 기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4회의 수감생활에서 건강하던 사람이 병들었는데, 국가는 보상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암을 제공했던 환경으로 가두겠다는 것이 민주주의입니까? 전쟁에서도 상처 나면 적군이라도 치료해주는 것이 인간 세상입니다. 이런 사람을 체포하겠다고 형사들이 서울에서 광주까지 찾아와 가족에게 다혈질이라는 비난을 하였습니다. 적절하지 못한 비유를 들어 성적 불쾌감이 드는 발언을 하고, 핏빛이 곤두선 목덜미를 보여주었습니다. 경찰들에게 연행되는 것은 곧 죽음으로 몰아세우는 일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암 환자를 넘겨주어서는 안 될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해 안양병원 중환자실에서의 김 선생의 모습입니다. 코에는 산소 호스, 오른손에는 링거 바늘, 그리고 왼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침대와 연결된 사슬에는 쇠통이 매달려 있었고 교도관이 그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오른쪽 발목과 왼쪽 발목에도 족쇄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오른손을 위한 수갑은 어디에 두었을까? 하는 어이없는 호기심이 발동할 지경이었습니다.

감방보다 몇 배나 큰방으로 나온 김 선생은 감옥을 벗어난 후련함이라도 느끼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의 주위에는 권총을 든 세 명의 교도관들이 있었습니다. 금요일부터 피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월요일 직원들이 출근할 때까지 고꾸라졌다가 겨우 안양에서 광주로 옮겨 온 과정은 이미 지나간 일, 분노가 사그라졌으므로 되새기지 않겠습니다.

김 선생의 말대로 범민련 정신의 의지가 방사선보다 강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쓰러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생명은 가정의 행복을 되찾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처럼 찾아온 회생의 기회를 안간힘을 다해 부여잡고 있는데 방해하는 사회가 슬픕니다. 일상 생활을 영위할 기본 권리가 암 환자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매순간 염려되는데 광주에서 서울, 거리는 멀기도 합니다. 평범한 삶이라는 것이 이토록 어렵습니까? 개미처럼 꿀벌처럼 열심히 산다는 것이 이토록 어렵습니까?

인권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행동이 있을 것입니다. 통일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행동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가르친 자도 위정자들이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강요한 자도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교과서와 같이 사는 사람을 불법이라고 하여 잡아 가두고 병들게 하더니, 이제는 가두어놓고 죽이려고 합니다. 7천 만민의 소원을 성취하겠다고 한자리에 모여 통일노래를 부르는데 무엇이 불법이고 무엇이 도덕입니까? 힘이 도덕을 판단합니다. 큰 도둑이 자유를 얻고 풀려나던 날, 애국시민은 불법으로 연행되는 나라. 매국하여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나라. 친일이 독립유공자들을 칭찬하는 나라. 널리 인간을 슬프게 하는 우리 나라가 원망스럽습니다.

최초의 양심수인 김구 선생을 죽인 대한민국 정부는 그 정통성을 이어받아 5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통일이라는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통일이라는 용어는 위정자들만 사용하겠다고 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는 정권 유지용 백 뮤직으로만  사용하고 싶어합니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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