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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김홍국
제 목 비아그라 보도의 무지와 무책임
김홍국(인천시 계양구 작전2동)


남성의학을 전문으로 개원하고 있는 40대 의사이다. 독자들도 최근 언론을 통해 의사 처방전 없이 비아그라를 약국에서 판매할 것인가의 문제로 의사·약사협회 및 제약회사의 공방이 치열한 것을 보았을 것이다.

모든 논쟁의 소지가 있는 문제가 발생하면 이 땅의 언론들은 항상 그랬듯이 양비론적인 입장에서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양 단체 및 제약회사의 밥그릇 싸움만으로 이를 폄하하여 의료 소비자인 국민들만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물론 문제의 발단은 모두다 경제적 이익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나는 과연 언론이 진정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 또는 정확한 의료 현실을 알고서 기사를 쓰는지 묻고 싶어 글을 쓴다.

언론들은 비아그라 처방전 확보가 마치 대단한 이익을 주는 것처럼 묘사하고 의사들이 처방전 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비아그라가 시판되어도 본인 병원에는 비아그라를 쓰지 않을 것이고, 환자에게 처방전도 발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왜냐하면, 만약에 내가 처방한 비아그라를 먹고 그 약 때문이든 아니든 조그마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모두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데 의료 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약을 무엇 때문에 취급하겠는가

‘제약회사 눈치보는 언론

부끄럽지만 솔직히 말해서 요즈음은 환자를 볼 때 먼저 환자의 인상부터 보아서 느낌이 좋지 않으면 환자를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버리는 소위 방어 진료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을 정도로 우리 의사들은 의료 사고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해 있는 실정이다. 비아그라를 처방하면서 의료 사고 책임을 면하려면 심전도 검사, 흉부 X선 검사 등 심장·혈압 등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고 안과 검진을 거쳐 기본 질환이 없음을 확인해야 하는데 개인 의원에서 누가 그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약을 처방하겠는가? 또, 검사상 이상이 없는 심장·뇌질환 환자들도 다수 있는 상황에서 어느 의사가 함부로 처방하겠는가?

그런데도, 언론은 “비아그라의 위험성이 과장되었다. 환자들의 편리를 위해서 의사 처방 없이 한국에서는 판매해도 된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안 된다)”는 그들의 거대한 광고주인 제약회사의 입장을 여과 없이 TV·신문 등을 통해 내보내면서 의사들의 이기주의를 나무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대학병원 의대 교수들의 의사처방전 의무화 주장은 의사의 책임과 양심에 따라 원칙대로 진료를 하기 위한 뜻이겠지만 개원의들의 솔직한 심정은 의료 사고 책임에 따른 부담감 때문에 솔직히 반갑지 않은 실정이다. 대부분 남성의학 클리닉에서는 전신부작용이 없고 이익이 많은 발기유발제 주사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아그라 처방전 확보는 이익보다는 부담만 될 뿐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언론에서는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현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세계에서 유례없이 정력제와 보신제를 좋아하는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국 제약회사의 입장만을 두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아가 이 문제를 밥그릇 논쟁으로 취급하여 모든 정치 문제, 지역감정 문제처럼 양비론적 입장에서 국민을 혼동스럽게만 만들어놓고 책임을 회피하는 식의 무책임한 언동을 하고 있다.

이 땅의 언론들이여! 그대들이 누리고 있는 엄청난 권력과 영향력은 그대들이 가져야할 도덕성과 책임감이 함께 할 때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제발 노력하고 책임감을 가져서 이 땅의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올바른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무책임한 기사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6

2002/06/28 (18:40:36)    IP Address : 147.46.1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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