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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죄선일보 > 월간 인물과사상이 파헤친 죄선일보 - 1998년4월호~2000년9월호


이 름 이보선
제 목 저질스런 개그 문화! 반드시 바꿔야 한다!!
이보선(lbsun@hanmail.net)


우리는 살면서 TV를 많이 본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쾌락을 얻기 위해서 많은 이들이 TV를 즐겨본다. 특히 후자의 경우 쾌락이라는 속성은 시청자의 구미를 돋구어야 하기 때문에 갖은 수를 다 쓰게 마련이다.

요즘에 뜨는 개그가 구체적으로 뭔지는 잘 모르지만, 얼마 전부터 드는 좋지 않은 느낌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 개그 프로그램의 개그 방식에 있어서, 그 질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사람을 웃기는 게 대단히 힘들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웃음을 사기가 힘들다는 것은 안다. 옛날에는 개그를 하면 별로 재미없더라도 의식적으로 ‘하하호호’ 웃거나 그냥 가만히 다음 개그를 기대하곤 했는데, 몇 년 전 ‘썰렁’이라는 개그가 뜬 다음부턴 웬만큼 우스운 개그가 아니면 비난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가 됐다.

그리고 또 얼마 전에는 김국진과 김용만이 자주 쓰던 개그 중에 “이 사람 바보 아냐?”라는 말이 있었다. 그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훨씬 더 가중시켰다. 그것은 이전과 달리 어떤 특정인의 허점이나 오점을 끄집어내어 그 사람을 매도하는 동시에 청중들의 웃음을 사는 형태로 유머의 형식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에서는 그 심각성이 극치를 이룬다. 거기에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시골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을 데려다가 이상한 질문을 하고서 엉뚱한 대답을 하면 좋다고 배꼽을 잡고 늘어진다. 아주 그런 엉뚱한 대답이 나오도록 일부러 유도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예를 들면 비아그라와 같이 시골 노인 분들은 모르실 것들을 문제로 내서 답을 맞추라고 하는데, 아무 것도 모르시는 노인 분들은 “정력에는 그저 밥이 최고여” 등의 동문서답을 하신다. 그러면 진행자와 시청자는 웃음바다가 되어버린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잘 모르셔서 그렇지 이건 정말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다. 어떻게 연로하신 노인 분들을, 시골에서 순박하게 일하시며 살아가시는 노인 분들을 데려다가 웃음 도구로 써먹을 생각을 했을까? 그래 놓고선 끝 부분이 아주 가관이다. 노인 분들을 실컷 이용해 먹고 방송 끝에서는 ‘효’에 대한 아주 감동적인 영상을 보낸다. 정말 교묘하다는 생각이다. 마치 자기네 프로그램이 그런 분위기를 선도한다는 듯이 말이다.

이런 개그 문화가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웃음이라는 것이 정말 엉뚱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요즘 개그 문화처럼 그 상황을 일부러 연출하여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중매체는 유행을 순식간에 만들어낼 만큼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 방송이라는 공공 매체에서 그런 식의 저질 문화를 자꾸 양산해서 시청률을 올린다면 이는 바로 사람을 경시하는 문화를 공공 매체 스스로가 유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insa&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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