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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장형석
제 목 [대자보] 월간죄선 조갑제를 조목조목 비판해주마.
누가 국민윤리를 말하는가


장형석 편집부국장 (edit2@jabo.co.kr)

[월간조선]의 조갑제 편집장의 새로운 국민윤리 헌장 10개 항목을 조목조목 비판해본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아 한국의 빠른 정보화 속도에 고무된 월간조선 조갑제편집장은 이것을 혁명적인 변화라고 표현하며 벅찬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면서 한국이 정보화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 대혁명에서 하나 가슴 벅찬 감동이 있습니다. 산업화와 근대화에는 늦었던 우리가 정보화에선 선진국 수준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의 피 속에서 잠들어 있던 騎馬(기마)민족적인 野性 (야성)이, 1980년대부터 깔리기 시작한 정보통신 기반시설과 결합되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미국을 뒤쫓는 제2위의 인터넷 强國(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60, 1970년대의 해양화 시대에 해양과 해외로 민족의 활동공간을 확장했던 韓民族(한민족)은 인터넷을 타고 無限大(무한대)의 사이버공간을 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편집장의 편지』21세기 선진국 진입을 위한 10대 원칙, 월간조선 2000년 1월호)

29호에서 필자는 '기마민족과 인터넷의 상관관계'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인터넷사용량이 많은 이유가 기마민족의 습성에 있다는 팍스넷 사장 박창기씨의 글을 비판하며 이토록 엉뚱한 논지를 전개하는 글이 실린 것은 월간조선 편집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무래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편집장 스스로가 기마민족과 인터넷의 상관관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황당한 분석이 먹혀 들어가는 이유는 월간조선의 주독자층이 연령이 높은 보수적인 남자들이기 때문이다. 월간조선 독자층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들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하다. 조금이라도 인터넷을 해본 사람이라면 인터넷과 기마민족의 상관성에 대해 누군가 열변을 토한다면 매우 독특한 농담으로 여길 뿐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조갑제 편집장은 인터넷을 잘 모르는 세대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게다가 조갑제는 80년대 들어 우리 사회가 '민주화' 되면서 '국민'이니 '국가'니 하는 낱말이 인기를 잃었다고 개탄하고 있다.

정보화로 온 사회가 무서운 속도로 機動(기동)하는 때일수록 우리는 중심을 잡아야 하고 그것은 대한민국이란 공동체를 충실하고 무겁게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국민학교라는 명칭과 국민교육헌장이 민주화시기에 사라진 것을 불길한 신호로 해석합니다.(위의 글)

그래서 그는 국민교육헌장을 대체할만한 국민윤리헌장 10개조항을 고안해냈다. '국민될 자격을 가지려면' 최소한 이 열 가지 항목에 대해서는 합의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저는 民主의 이름 앞에 국가와 국민이 몰리고 있는 시기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공유해야 할 최소한의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하여 試案(시안)으로 한번 만들어보았습니다. 이름하여 국민윤리헌장 10대 항목입니다. 국민 될 자격을 가지려면 최소한 이 10개 항목에 대해서는 합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적어본 것입니다. 한번 읽어보시면서 몇 개 항목에 同意(동의)할 수 있는지 채점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글)

조갑제씨의 '국민 될 자격'이 어느 정도로 충실한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편집장 될 자격'이 없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전 국민이 합의해야할, 그래서 채점까지 해야 할 10대 항목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냐 하면 바로 이것이다.1.정통론 2. 對北觀(대북관) 3. 흡수통일의 불가피성 4.역사적 사명으로서의 선진국 건설 5. 國家觀(국가관) 6. 공정한 경쟁 7. 法治(법치)와 民主(민주)의 원칙8. 국민-국가-국제의 調和(조화) 9.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주체성 10. 전문성과 성실성 의무먼저

'1. 정통론'에 대해 살펴보자. 여기서 조갑제는 우리나라 역사의 정통성은 통일신라 - 고려 - 조선 -대한민국으로 계승되고 있으며 이 기준에 의거 발해는 지류이고 북한은 이단이라는 것이다. 월간조선의 편집장이라는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조갑제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자신이 나서서는 안 될 분야까지 들쑤시려 하는 경향이 있다. 조갑제가 이야기한 부분은 역사학계에서 밝힐 부분이지 조갑제가 국민에게 합의를 받을 사항이 분명히 아니다. 통일신라가 정통이고 발해가 지류라는 그의 주장에는 당장 많은 사학자들이 '합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 나라 역사학계에는 국민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게다가 주류, 지류 따위의 구분은 무척 유치한 것이다. 엄밀하게 따져서 역사에 주류가 어디 있고 지류가 어디 있는가.

고려 시대를 예로 들더라도 몽고족의 침입으로 우리민족에 몽고인들의 피가 많이 섞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으로 인해 일본인의 피도 많이 섞이게 되었다. 사실 역사에 있어서는 정통이니 이단이니 하는 구분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정통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정통성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임기 내내 외쳤던 것이 정의 사회 구현이고 역사의 정통성 아니었던가.

조갑제는 분수를 알았으면 한다.  그런 문제는 역사학자들의 고증과 토론을 거친 이론의 형태로 나와야지 인터넷과 기마민족의 상관성을 떠드는 정도의 교양을 지닌 이가 국민윤리헌장이라는 거 하나 만들었다고 해명되는 것이 아니다.

'2. 대북관'에서 조갑제는 '우리는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그대로 어떤 경우에도 북한정권을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려는 책동은 國憲(국헌)문란에 해당하며 1민족 1국가의 전통을 지켜온 우리민족사를 부정하는 행위이자 국토분단을 영구화하려는 음모이며 범죄집단에 국가란 월계관을 씌워주는 僞善(위선)이다.'라고 주장한다.북한은 UN에 가입한 주권국가이다. 만약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조갑제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되었던 시기에 보다 과감한 행동을 보여주었어야만 한다. 그때에는 뭐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주권국가가 아니라거나, 국헌문란 책동 같은 것을 떠드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범죄집단에 국가란 월계관을 씌워주는 위선을 저지른 사람들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다. 항의할 것 있으면 그쪽 가서 항의하라.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경계해야할 시각은 조갑제류의 맹목적인 반북 이데올로기이다.

'3. 흡수통일의 불가피성'에서 조갑제는 말 그대로 흡수통일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옆길로 샐지 모르는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일전에 대자보게시판에서 필자와 시대정신 그룹의 북한민주화론 관련 논쟁을 잠시 벌이다 요즘에는 종적을 찾아볼 수 없는 '카르마'라는 필명의 필자는 조선일보가 북한민주화를 주장한 적 없다고 확언했다.

물론 조갑제는 북한민주화가 아닌 흡수통일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자.

수백만이 굶어 죽고 맞아 죽어가고 있는 긴급상황에서 통일은 이제 북한동포 구출이란 의미를 지니게 되었음에 유의하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인권적인 압력과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위의 글)

위의 글을 읽고도 조갑제의 흡수통일론과 시대정신의 북한민주화론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는 이런 사이트 기웃거리지 말고 수준에 알맞는 곳을 찾기 바란다. 요즘에는 어지간한 유치원도 홈페이지 다 개설해 놓았다.흡수통일론을 계속해서 주장한다면 필연적으로 김정일 정권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남북 전쟁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수천만이 굶어죽고 맞아 죽는 긴급상황'이 도래할 수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흡수통일론의 폐기는 불가피하다.게다가 조갑제는 남한의 국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긴 인터넷접속 시간이 미국에 다음 가는 세계 2위라는 이유로 우리가 인터넷 강국이며 기마민족의 후예라는 사람에게서 뭘 더 바라랴.

다만 딱한 것은 제법 비장한 톤으로 써내려간 그의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거릴 '순수한' 사람들이다. 남한은 현실적으로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고 그 난민들을 수용할만한 국력이 없다.

'4. 역사적 사명으로서의 선진국 건설'은 보다 깊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문제이다. 조갑제가 생각하는 선진국이란 '부국강병'을 이룩한 나라를 말한다. 사실 이것은 건국이래 대한민국의 국가적 목표이기도 했다.하지만 선진국 건설이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이가 인권을 침해당하고 얼마나 많은 노동자, 농민이 극빈의 삶을 누려야 했는지 되돌아보자.

국가 전체적인 GNP는 늘어나도 그 혜택을 입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누구를 위한 부국강병인가하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어야 하는 시점이다.사실 대한민국처럼 온 국민을 들들 볶는 나라도 보기 드물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은 태어나자마자 입시 경쟁에 내몰리고 대학에 들어가면 취업 경쟁에 내몰린다. 겨우 일자리를 구한 사람들의 최대의 꿈은 '자기 집 마련'이다. 아이를 낳으면 엄청난 교육비에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가고 입시교육에 이를 갈고도 자신의 아이는 다시 그 입시지옥으로 내몰아야 한다. 늘그막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면 아둥바둥 살아온 기억뿐이다.

이 모든것은 '부국강병'을 국가의 유일한 목표로 삼은 탓이다. 개인의 삶이란 부국강병론자들의 안중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유럽의 작은 국가들은 부국강병, 선진국 진입 등은 아예 목표로 삼지 않지만 국민들이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국민들보다 안락한 삶을 누린다. 과연 국가의 존재 의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할 때가 도래한 것 같다.

'5. 國家觀(국가관)'에서 조갑제는 '건전한 국가관에 기초하지 않은 민주화나 정보화는 사대주의로의 초대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건전한 국가관이란 무엇일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라-고려-조선'의 정통성을 이어받고 '흡수통일'을 추진하며 '부국강병'을 목표로 하는 국가관이다. 이것은 조갑제의 국가관일수는 있어도 국민 모두가 숙지해야할 국가관은 결코 아니다.

'6. 공정한 경쟁'에서 조갑제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이야기가 상식적이면 곤란하다고 느낀 탓일까? 글 말미에'다른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대전제로서 언론자유의 대원칙은 지켜져야 하되 어느 나라도 그 체제를 파괴하려고 맹세한 세력들에게까지 「파괴의 자유」를 허용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파괴의 자유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명시하지 않고 모호한 규정을 내린 그의 말투에서 우리는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빨갱이'라 매도하는 매카시즘의 광기를 엿볼수 있다.

파괴의 자유를 논하기 전에 무엇이 파괴의 자유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자칫 마음에 안 드는 세력에 대해서 무조건 파괴의 자유를 누리려는 세력이라고 뒤집어씌울 혐의가 다분히 있는데다가 우리 역사 속에서 그런 예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7. 法治(법치)와 民主(민주)의 원칙'에서 조갑제는 민주의 개념을 정치적 자유에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3대 실질이 국가 안보, 국민의 복지, 그리고 정치적 자유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정치적 자유에 치중된 민주주의 논쟁은 선동과 위선으로 타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경계한다.민주란 개념을 폭넓게 규정할 때만 우리는 건국 建軍(건군) 호국으로써 국가안보에 기여한 李承晩(이승만) 세력, 근대화로써 국민복지를 향상시킨 朴正熙(박정희)세력, 정치적 자유를 확대시킨 민주투사들의 기여를 골고루 인정하고 포용하는 긍정적인 현대사 인식을 공유하게 된다. (위의 글)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민주라는 개념을 아무리 폭넓게 규정해도 이승만 세력과 박정희 세력은 정치적 자유를 확대시킨 민주투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승만 세력이 건군 호국으로 국가 안보에 기여했다는 주장부터 확인해 보자. 그들은 통일논의를 차단하고 '명령만 내리십시오.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습니다.' 따위의 무책임한 이야기만 하다가 정작 전쟁이 일어나자 3일 만에 서울을 포기하고 부산으로 줄행랑쳤다.

게다가 북한군이 쫓아올 것을 두려워해 시민들이 미처 피난 준비도 하기 전에 한강 인도교를 끊어놓기까지 한 '세력'들이다. 이런 행동들이 국가 안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필자의 아둔한 머리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행여라도 우리의 국군 장병들이 이런 모습을 배울까 두려울 따름이다.

근대화로 국민복지를 향상시켰다는 박정희 세력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오늘날 한국기업의 잘못된 가장 대표적인 관행인 정경유착, 부정부패, 특혜 경영 등의 기틀을 확고히 다진 세력이 '박정희 세력'들이다. 요즘 학계에서는 정경유착 같은 것도 근대화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필자가 배울 때에는 전근대적 현상이라고 배웠다.국민복지 향상에 대해서는 한국은 '복지'라는 단어를 쓰기가 민망한 나라이다. 교육비 지원, 의료 서비스 지원, 고용안정 등 이제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당연시하는 사회복지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 제대로 실현되는 항목이 하나라도 있는가?

'8. 국민-국가-국제의 調和(조화)'에서 조갑제는'人權(인권)은 國權(국권) 없이는 지켜질 수 없으며 人權을 무시한 國權은 폭력에 다름 아니다. 國權을 무시한국제질서는 제국주의로의 회귀일 뿐이니, 우리는 인권-국권-국제평화를 하나의 행동논리로써 묶어낼 수 있는 슬기와 양식을 함양하여 국적 있는 세계인이 된다.'라고 말한다. 인권을 무시한 국권은 폭력에 다름 아니다라는 말을 조갑제가 하는 것을 듣고 필자는 기특한 마음까지 생겼다. 모처럼 하나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이야기를 한 것 같다.

'9.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주체성'에서 조갑제는 대단히 쇼킹한 주장을 한다.

'우리는 신라통일 이후 초강대국이자 문화대국인 중국에 인접하여 생존하면서 중국화, 사대화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었던 과거사를 반성하고 선진국의 조건인 自主(자주)의 나라, 主體(주체)의 국민이 될 것을 다짐한다.'

오홋. 싸우다 보면 적을 닮는다더니, 조갑제 그토록 주사파와 싸우더니만 드디어 주사파가 되었다! 그는 자주의 나라, 주체의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이는 신라통일과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에 대한 확신, 북한정권의 야만성에 대한 분노, 통일조국과 선진국 건설을 향한 열정이 지도층의 철학으로 승화되어 민족의 체질로 뿌리내려야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주사파적 발언(?)에 대해서는 10번 조항과 함께 논하기로 한다.

'10. 전문성과 성실성 의무'에서 조갑제는 전국민이 전문성과 성실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은 그럴 듯한데 그 전문성과 성실성이라는 것의 내용이 조금이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言語(언어)이다. 한글과 漢字(한자)를 섞어 쓸 때만이 정확하게 표현될 수 있는 한국어를 갈고 닦는 한편 국제화, 정보화의 무기인 英語(영어)를 배워야 한다. 게으른 사람들에 迎合(영합)하는 한글전용은 국민 전체의 교양을 떨어뜨리고 정보교류의 정확도를 낮추면서 다음 세대를 民族史(민족사)와 단절시킬 것이다. 우리 문화의 주체성과 개성을 살리는 것은 세계문화의 다양성과 풍성함에 기여하는 일이며 그것은 아름답고 정확한 말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을 동물과 구별짓는 최대의 기준은 말이기 때문이다.말이 행동을 규정하고 행동은 말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한 국가의 수준은 그 國語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 (위의 글)

전문성, 성실성을 말하며 고작 한다는 소리가 국한문혼용, 영어 공부이다. 진정한 전문성이란 지금처럼 모든 대학생이 토익 시험에 매달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전문성인데 현재 대학생 대부분은 전공과는 상관없는 토익 시험에만 매달리고 있다.물론 개인적으로 본인은 영어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영어공부라는 것도 한국에서는 천편일률적으로 토익이다. 이런 풍토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개탄의 목소리가 있어왔지만 조갑제와 같은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 사회지도층에 많은 탓에 좀처럼 시정되지 않는다.

각자가 자신의 전공을 파고들었을때 인정받는 사회 풍토가 조성되어야 진정한 전문성, 성실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거기다가 국한문 혼용과 관련된 조갑제의 마지막 발언은 대단히 불쾌한 발언이다.그는 우리말이 한자와 한글을 섞어 쓸 때에만 정확히 표현된다고 단정지으면서 한 국가의 수준은 그 국어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라고 선언한다. 필자의 글이 한글로만 써 있어서 정확히 표현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독자는 메일 보내주시기 바란다. '한 국가의 수준은 그 국어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라고 쓰면 이해하지 못하고 '한 국가의 수준은 그 國語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 라고 써야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언어의 수준 문제인가 개인의 수준 문제인가?

조갑제는 자신이 아둔한 것은 반성하지 않으며 무엇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문자체계라 칭송받는 한글의 수준을 논하는가?부연설명을 하자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대단히 박식한 왕이었을 뿐 아니라 집현전 학자들은 당대 최고의 언어학자들이었다. 그들이 다년간 고심해 만든 한글은 표음문자였을 뿐 아니라 하나의 발음에서 자음과 모음을 구분해 표기하는 지극히 과학적인 문자이다. 하나의 발음을 분석해 자모를 나눈 것은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표음문자인 영어의 경우를 놓고 보더라도 비록 알파벳 상에서 자모는 구분하지만 발음 전체의 자모 구분은 하지 못한다. 따라서 하나의 모음이 상황에 따라 여러 개로 발음되는 불합리한 면을 가지고 있다.

훈민정음의 자모체계는 아직까지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그런데 이런 훌륭한 자모체계를 가지고 있는 한글을 조갑제는 한자와 함께 써야만 완전하다고 폄하하고 있다. 앞서 9조항에서 '신라통일 이후 초강대국이자 문화대국인 중국에 인접하여 생존하면서 중국화, 사대화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었던 과거사를 반성한다던 조갑제가 여기서는 중국화, 사대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이러면 안 된다는 또다른 가르침일지도 모르겠다.

조갑제의 글을 여러 개 읽으면서 필자는 그가 지식인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지식인을 가르는 기준은 '문무겸전'이다. 자신과 주장이 다른 지식인에 대해서는 '문약한 선비'라 매도하고 별다른 지식이 엿보이지 않으나 자신과 주장이 같으면 문무를 겸전한 진정한 지식인이라 치하한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기준으로 지식인을 나누는 사람은 조갑제가 유일하지 않은가 싶다.

우리 사회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많이 설쳐왔다. 진정한 지식인의 기준은 그의 논리와 그의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느냐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주장과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지식인의 계보에 오를 수 없다. 조갑제는 주장 자체가 상황에 따라오락가락하고 자신의 주장의 당위성을 증명하지 못한다. 만물박사 칭호는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식인 사회에서는 그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인정받을 수 없다. '문약한 지식인'이니 하는 푸념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지식인들에 대한 반발로 읽을 수도 있겠다.30을 넘긴 나이의 사람이라면 '국민학교'를 다니면서 강제에 의해 '국민교육헌장'을 직접 외우거나 또는 선배들이 외우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대체로 파시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상스런 조항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외우게 하고 또 그것을 외우면 '정신무장'이 잘 된다고 생각하는 독특한 취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국민교육헌장의 경우 유신 시절 일부 개인의 영달을 노리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급조한 헌장이다. 그런 것을 외우도록 강제했던 지도자들은 과연 얼마나 민족중흥을 위해 이바지했던가. 여가수 앉혀놓고 민족의 수적 번성이라도 이루려 했던 것일까?조갑제가 급조한 열 개의 국민윤리조항을 살펴보며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주입시키려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지적 바탕이 빈약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주장을 논증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따르라는 식으로 어거지를 부린다.

미안하지만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런 한심한 조항을 만들어놓고 국민에게 이것을 따르면 선진국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다. 거기에는 국민이 절대로 따라서는 안 될 내용마저 포함되어 있다. 새 천 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토록 거대한 사기극을 펼치는 조갑제는 민족과 역사 앞에 얼마나 큰죄과를 치르려 하는지 다만 궁금할 따름이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mor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0

2002/06/24 (15:05:21)    IP Address : 168.154.161.75

36  [뉴민주]조선일보의 김대중 주필(현재 고문)에 관하여 밝힌 기사 5편 보스코프스키 2006/12/15 3775
35  [딴지일보 / 시론] 좃선, 아직도 멀었다 열리자 2006/08/30 3797
34  [조선일보를 아십니까] 왜 하필 조선일보 인가? 김민웅 2002/06/24 6965
33  [민언련] 조선일보가 독재자를 옹호한 까닭 신문모니터 2002/06/24 4886
32  [민언련] 조선일보의 낯뜨거운 외신기사 왜곡 인용 신문모니터 2002/06/24 5324
31  [민언련] IMF와 조선일보의 이중성 신문모니터 2002/06/24 4418
30  [민언련] 조선일보의 유신찬양 신문모니터 2002/06/24 4521
29  [민언련] 조선일보의 5공 찬양은 '현대판 용비어천가' 신문모니터 2002/06/24 4536
28  [민언련] 진상규명은 필요없다. 마녀사냥이 최고다? 신문모니터 2002/06/24 4271
27  [민언련] "공산당이 싫어요" 는 조선일보의 작문 신문모니터 2002/06/24 4896
26  [월간 말] 최장집 교수 사상검증한 조선일보를 검증한다. 정지환 2002/06/24 5134
25    [re] 첨부 사진 정지환 2002/06/29 4027
24    [re] 첨부 사진 정지환 2002/06/29 3991
23  [조선일보를 아십니까] 조선일보의 진실 김동민 2002/06/24 4775
22  [조선일보를 아십니까] 편집의 예술 손석춘 2002/06/24 4471
21  [조선일보를 아십니까] 조선일보를 위한 문학 김정란 2002/06/24 3858
20  [조선일보를 아십니까] '광수생각' 그리고 '조선일보 생각' 노염화 2002/06/24 5053
19  [조선일보를 아십니까] 조선일보와 지역분열주의 민언련 2002/06/24 4111
18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 특파원 기사 팔어 융자받고.. 내일은 대동강물을 팔을려나.. 문명자 2002/06/24 4134
17  딴지일보가 발키고 까발린 죄선일보 딴지일보 2002/06/20 11061
16  [한겨레21] 한국의 극우는 러시아의 극좌? 박노자 2002/06/24 3375
15  [대자보] 조선일보 - 기자정신인가 투견정신인가 장형석 2002/06/24 3529
14  [대자보] 조갑제의 어린양 이승만? 장형석 2002/06/24 3349
13  [대자보] 월간죄선-졸병의 6.25 장형석 2002/06/24 4411
12  [대자보] 월간 조선이 민족문학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 홍기돈 2002/06/24 4299
11  [대자보] 수준 떨어지는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의 이유 장형석 2002/06/24 4281
10  [대자보] 갑제야! 기마민족하고 인터넷하고 무슨 상관인데? 장형석 2002/06/24 4537
9  [대자보] 조선일보의 저질스런 양비론의 실체를 파헤친다. 장형석 2002/06/24 4495
 [대자보] 월간죄선 조갑제를 조목조목 비판해주마. 장형석 2002/06/24 4341
7  [대자보] 정형근과 죄선일보 장형석 2002/06/24 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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