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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장형석
제 목 [대자보] 정형근과 죄선일보
정형근 꽥하다

장형석 편집부국장(edit2@ja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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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중대한 문제제기를 한다. 언론 매체가 일개 범죄자의 석방을 위해 악용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가 양심수도 아니고 대통령 선거 때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공작을 벌인 사람인데 그를 구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지면을 낭비해가며 '사회변혁' 한 마디를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까지 과대포장까지 해가며 말이다. 언론의 도의 측면으로 보아도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환경문제를 생각해보아도 귀중한 나무가 쓰레기 하나를 살리기 위해 베어진다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언론의 도의를 망각하고 극우 세력들의 선전장으로 전락한 조선일보, 역사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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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 차장대우 우종창 기자는 최장집 교수의 방대한 논문에 실린 단 하나의 구절 '역사적 결단'만을 가지고 그를 정책자문위원장이라는 직위에서 물러나게 한 사람이다. 그의 '빨갱이 만들기' 수법은 가히 명인급에 이르렀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종창은 교수 정도로는 성이 안 차던지 월간 조선 1월호에서 '[추적 특종]鄭亨根 의원이 말한 「정권이 송두리째 날아갈 경천동지할 사건」 추적!'이라는기사를 통해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용공조작을 시도한다.

이것을 다루기에 앞서 월간조선과 정형근 의원의 밀착관계를 잠시 짚어보자. 정형근 의원은 안기부에 재직하던 시절 악랄한 고문을 통해 많은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한 사람이다.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도 연루되어 있으며 고문경관 이근안의 배후로도 지목되는 사람이다.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무책임한 폭로를 일삼아 정치권에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고문 가해자 출신으로서 유엔 인권위원회에 출석해 세계적인 망신거리를 제공한 인물이다.

필자는 국한문 혼용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이 사람에 대해서 만큼은 국한문 혼용을 쓰고 싶다. 그는 '인권(人權)'이라는 것을 '刃拳(칼과 주먹)'으로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이런 전력 때문에 그는 현재 낙선운동 대상자 1호에 올라 있다. 하지만 월간조선만큼은 그에게 호의를 보낸다. 그에게 두 번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지면을 할애해 준 것이다. 월간조선은 1999년 12월호에서 그와 특별 인터뷰를 하는데 여기서 정형근은 '죽어도 그냥 죽지는 않겠다. 꽥하고 죽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다. 그리고 그 각오대로 월간조선 2000년 1월호에서 '꽥' 했다.
월간조선 1월호 '특별 추적'은 진보세력들에게 여러모로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정형근과 같은 공안세력들이 어떤 방식으로 용공조작을 하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용공조작사' 우종창과 정형근이 어떤 수법을 쓰는지 차근차근 뒤따라 가보자.기사 첫머리에서 우종창은 정형근을 통해 엄청난 정보를 입수한 것처럼 '정권이 송두리채 날아 갈 경천동지할 사건', '김대중 대통령과 직결된 워낙 민감한 사안'같은 수식어를 사용하며 호들갑을 떤다.



용공조작사 우종창



그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그는 간첩 혐의로 구속된 고영복 교수가 사면된 것에는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음모론'을 펼친다.A4 한 매 분량을 온통 음모론으로 장식해놓나서 비로서 우종창은 정형근과의인터뷰 내용을 밝힌다.

그것은 고영복 교수의 수사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이철 의원에게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함께 할 것을 제의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김대중씨는 전두환 쿠데타 직후에 내란음모죄로 사형까지 선고받은 사람이다. 그와 같이 용공조작에 극히 민감한 정치인이 아무리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에게라도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같이 하자는 말을 꺼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종창은 김대중씨의 발언 내용을 공개하기 전에 우선 고영복 교수의 취조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라는 소개를 통해 김대중씨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주장했다고 한 차례 흘렸다. 그리고 나서 당시의 대화내용을 소개한다. 그 내용은 이것이다.

「金大中씨는 李哲 의원에게 『우리나라의 권력은 軍部(군부)가 잡고 있고 , 富(부)는 재벌이 독점하고 있다. 때문에 계급갈등이 대단히 심각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변혁이 필요하다. 나와 손을 잡고 일하자. 당신과 나 둘만이 아는 것이므로 보안에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어디를 찾아봐도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이 대화가 있었다는 80년대에는 실제로 권력을 군부가 잡고 있었고 부는 재벌이 독점하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변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이라면 모두가 느끼고 있던 사안이다.이 대화의 핵심은 DJ가 말한 '사회변혁'의 내용이 어떤 방향이냐에 관한 것이다.사회변혁이라는 단어 자체가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같은 특정한 방식을 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영삼식 개혁도 어쨌든 사회변혁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종창의 호들갑으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글을 읽어 나간다면 그 사회변혁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느껴질 수가 있는 것이다.이제 우종창이 사용하는 용어의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는 '사회변혁'과 '계급갈등'이라는 단어를 배합해 계속해서 내용을 확대시킨다. 그는 이 대화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영복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시도한다.─자서전 집필 과정에서 李哲 前 의원이 金大中씨를 동교동 지하 서재에서 만나「계급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이 질문에 高씨는당황해 하며 『그 이야기는 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일로 李哲 前 의원이 안기부 조사를 받은 사실은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高씨는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말하고, 『그런 문제라면 더이상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재차 전화를 걸었지만 高씨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 대화에서 우종창은 '사회변혁'을 '계급혁명'으로 대치시켜 사용한다. 그리고 고영복씨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며 이철 의원과의 인터뷰를 시도한다.

─金大中 대통령이 야당 총재로 있을 때 李의원을 동교동 지하 서재로 불러 프롤레타리아 계급혁명을 하자는 제의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조교에게 했습니까.이제 '사회변혁'은 '프롤레타리아 계급혁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이철 의원의 진술이다.

『1985년 2·12 총선이 끝나고 한두 달쯤 지난 후였어요. 金大中 대통령이 저를 동교동 지하 서재로 불렀습니다. DJ와 만난 것은 그때가 처음입니다. 당시 金대통령은 5共(공) 치하에서 치러진 2·12 총선에서 야당 돌풍이 불 줄은 예상 못하고 동교동계에 민한당 지원을 지시해 大勢(대세)에서 밀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점이니까 사람이 필요했겠죠. 그분이 한 시간 가량 열변을 토하면서 저한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동조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때 反국가 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면 제가 솔깃하게 여길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안기부 수사관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묻기에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습니다』

계속되는 용어사용의 변화로 인해 이 전화 인터뷰에서 이철 의원이 실제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고 말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일단 이 인터뷰의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철 의원은 거기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金大中 대통령은 사상적으로 빨갛다기보다는 좌우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 생각합니다. 입당 대상이 제가 아니고 軍 출신이었다면 그 앞에서는 우익론을 펼쳤을 것입니다. DJ는 저를 자기편으로 착각하고, 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그런 말을 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이철 의원은 스스로가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생리를 꿰뚫어 보고 있다.설사 김대중 대통령이 정말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말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상이 아닌 '접대용 멘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착하는 것은 우종창 뿐이다. 그는 이철 의원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재벌 개혁을 비롯한 이 정부의 각종 개혁에 대해 혁명적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도대체 현정부의 개혁을 혁명적이라고 보는 견해는 누구의 견해일까?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견해일까? 우종창은 '이 사건이 다음 정부로 넘어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라고 기사를 맺고 있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월간조선 1월호가 발간된 지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 기사는 아무런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한논의는 무참하리만큼 썰렁하다. 고작 한 달 뒤도 상상하지 못하는 실력으로 다음 정권의 일까지 걱정하는 우종창 기자의 건투를 빈다.하지만 우종창 기자가 의도했던 것이 지난 번 최장집 교수 건과 같은 방식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몰아내는 것이었을까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가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더라 수준의 정보로 대통령을 상대할 만큼 어리석은 집단은 아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뭔가 따로 있을 것이다.이 인터뷰 기사를 눈여겨보면 의미심장한 구절이 등장한다.

▲확인을 했지만 權寧海(권영해) 안기부장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표하지 않았다.기자는 이 취재를 통해 權寧海 부장의 안기부가 지금까지 보도된 것과 달리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한 나라의 정보 책임자를 지낸 權寧海 부장이 自害(자해)를 시도한 동기도 이해가 되었다.

권영해는 전 안기부장으로 북풍공작 혐의 때문에 조사를 받던 중 면도칼로 배를 세 번 긋고 화장실 변기 옆에 드러누운 사람이다. 우종창은 그가 항간의 평가와는 달리 대통령 선거 때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 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월간조선 같은 호에는 색다른 기사가 눈에 띈다. 그것은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權寧海 前 안기부장의 상태'라는 제목의 기사로 '권영해 전 안기부장의 상태 최근에 失神…病名만 11개'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이 기사는 권영해가 현재 여러 가지 질병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니 사면해야한다는 내용이다. 40년 넘게 복역한 장기수들이 질병으로 시달릴 때에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오히려 그들을 풀어주는 것에 반대까지 하던 조선일보가 갑작스레 인권을 말한다.그런데 이 기사가 나간지 얼마 안 되어 권영해가 석방되었다. 한겨레 신문의 기사를 참조해보겠다.

서울지검은 97년 대선전 안기부의 북풍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5년형이 확정돼 수감중이던 권영해 전 안기부장을 지난 8일 오후 형 집행정지 결정으로 석방했다고 10일 밝혔다.검찰 관계자는 "권씨가 작년 10월 18일부터 당뇨, 수면무호흡 증후군, 저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당뇨 합병증 등 17가지 질환으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해  왔으나 호전되지 않아 급사 우려가 있다고 판단, 형사소송법 471조에 따라 형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북풍사건 조사당시 자해소동을 빚은바 있는 권씨는 건강 악화로 지난해 4월 2일부터 10월 17일까지 5차례에 걸쳐 병원에 입원한 바 있으며 성모병원에 입원중이던 30일에는 저혈당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30분간 혼수상태에 빠지자 다음날 변호인단이 형집행정지 진정서를 냈다.권씨는 97년 11월 `북한당국이 김대중 후보에 호의적'이라는 내용의 오익제 편지를 의도적으로 공표하고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의 남조선표기 명함 파동을 지휘한 혐의와 같은 해 12월 베이징. 도쿄. 서울에서 윤씨에게 김후보 비방회견을 갖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98년 4월 구속기소돼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 및 자격정지 3년의 형이 확정됐다.권씨는 현재 일반 병실에 입원중이며 대화도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

결국 우종창과 정형근이 경천동지 운운해가며 몰아간 DJ 용공조작은 권영해 살리기에 불과했음이 밝혀진 셈이다. 대체로 극우세력들은 '의리'가 강하다. 정형근은 권영해를 살리기 위해 '꽥' 한 번 부르짖었고 우종창은 그 '꽥'을 받아 적은 것이 이번 경천동지할 폭로의 전말인 것이다. 김대중 정권에 용공 시비를 제기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권영해 구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이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정형근, 우종창의 수법을 살펴보자.

정형근은 민감한 사안을 폭로할 때 일단 어마어마한 정보가 입수된 것처럼 뻥튀기를 하며 그 출처는 밝히지 않는다. 게다가 그 폭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더 엄청난 것이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유도한다. 하지만 정형근이 노리는 것은 폭로 그 자체라기 보다는 그것을 통한 정치적 타협이다. 월간 조선 1월호에서 정형근은 대통령을 상대로 '용공조작'을 시도했지만 실제로 그가 노린 것은 권영해의 석방이었다.정형근의 폭로를 받쳐준 우종창의 수법을 보자.

그는 우선 헐리웃 영화의 예고편처럼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특이한 것은 시선의 집중과 분산을 동시에 이용한다는 점이다. 우선 '경천동지', '정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 등등의 자극적 발언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속 시원하게 내용을 밝히지는않고 고영복 사건의 예를 들어가며 촛점을 흐린다.

그러면서 자신이 몰고 가고자하는 방향의 핵심이 되는 단어를 슬쩍 흘린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그것으로 우종창의 좌충우돌식의 글을 읽는 독자는 그가 던진 단어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그 뒤에 그가 제기하는 텍스트는 평범한 것이지만 이미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독자는 우종창의 이끌림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는 치밀한 분석보다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글로 목표대상에게 '빨갱이'의 낙인을 찍는다.

정치권과 언론의가장 추악한 결합이다.여기서 필자는 중대한 문제제기를 한다. 언론 매체가 일개 범죄자의 석방을 위해 악용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가 양심수도 아니고 대통령 선거 때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공작을 벌인 사람인데 그를 구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지면을 낭비해가며 '사회변혁' 한 마디를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까지 과대포장까지 해가며 말이다. 언론의 도의 측면으로 보아도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환경문제를 생각해보아도 귀중한 나무가 쓰레기 하나를 살리기 위해 베어진다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언론의 도의를 망각하고 극우 세력들의 선전장으로 전락한 조선일보, 역사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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