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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장형석
제 목 [대자보] 수준 떨어지는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의 이유
대자보(http://www.jabo.co.kr)에서 퍼온 글입니다.


수준 떨어지는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의 이유.


대자보 장형석 편집부국장(edit2@jabo.co.kr)

'월간 조선'에 실린 이진우의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의 이유는 논리없이 "서방님 가지 마시와요.""놓아라. 바지 벗겨진다."를 연상케하는 신파조 코메디류의 문체로 끌어간 '수준 떨어지는' 글이다. 이런 글은 대학 레포트로 내더라도 F감이다.  그의 글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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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일보 이한우 기자의 강준만 교수와 월간 <말> 정지환 기자 소송건으로 조선일보에 대한 저항이 드세지고 있어 대자보에서는 anti조선 시리즈를 기획하고 3회에 걸쳐 연재했다. 이번 호 연재를 쓰기 위해 월간조선 12월 호의 '국가보안법 개정 움직임과 관련하여 金鍾泌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장'을 읽던 필자는 월간조선 편집국의 수준을 심각하게 의심하게 되었다. 사실 그간 필자는 조선일보에서 인쇄되는 모든 기사를 읽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기사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어도 이 정도에 이르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논설문은 자신의 주장을 상대에게 설득시킬 목적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주장을 입증할만한 예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중학교국어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글에는 논거가 되는 예시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개인 감정 토로만 가득 차 있다. 가족 문집에나 실을 수준이지 월간지에 싣기로는 지나치게 함량이 미달된다.


<대자보>는 패러디 문체를 지양하고 있지만 이 글을 읽으며 진지한 분석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필자는 조금 자유롭게 글을 써내려 갈 생각이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한 편의 코메디를 감상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국가보안법 개정 움직임과 관련하여 金鍾泌 총리에게보내는 공개장'을 작성한 이진우는 변호사이다. 그는 우선 국민회의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개정에 대해 자민련의 김용환 부총재와 김종필 총재의 의견을 묻는다. 이전에 그들이 월간조선에서 한 인터뷰를 예로 들며 국가보안법 개정에 반대하라는 요구를 하며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자는 논리 일곱가지에 대한 비판을 늘어놓는다.

그 첫째는 「국가보안법은 反(반)정부 인사를 처벌하는 법이다」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언젠가 국가보안법에 관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한 일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모 대학의 저명한 헌법 교수가 위와 같은 주장을 토로했습니다. 「보안법은 국가안보를 빙자하여 反정부 인사를 색출하여 전과자로 만드는 법이다」라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지였습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여태까지 이 H교수처럼 공개석상에서 이처럼 격렬하게 정부를 비난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H교수의 말대로라면 H교수는 내일이라도 당장 수사기관에 의해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구속되고 처벌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 앞에서 분명하게 말합니다. H교수께서, 적어도 오늘 여기에서 말한 反정부 발언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만약 H교수가 오늘 여기서 한 말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로 처벌받게 된다면 나는 국회의원직과 교회 장로직을 모두 다 내놓겠습니다』 나의 이 말에 방청객들은 숙연해지고 H교수는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장하다. 이진우씨. 이 아저씨 '숙연해지다'와 '썰렁해하다'의 차이점을 모르는 모양이다. 이진우씨와 H교수가 공식 석상에서 그 정도 비판을 한 이유로 구속기소를 한다면 담당 검사조차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국가 안보를 빙자해 반정부 인사를 색출해 처벌하는 일이 그간 우리 역사에서 얼마나 많이 일어났는가. 조봉암, 동백림사건, 남민전사건, 5.18 광주민주화 운동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국가안보를 빙자해 처벌당했다.


이러한 명백한 사실이 있는데도 이진우씨는 애써 외면하며 자신의 황당한 일화를 소개하며 메우려 한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양심인사를 처벌하는 법률이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모두 부정하는 무서운 발상입니다. 이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양심범(국가보안법 위반자)을 기소한 검사는 非양심 검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심범에 대해서 유죄판결을 내린 판사는 부도덕 판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非(비)양심 검사와 부도덕 판사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국가는 파렴치한 국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나라와 정부가 존재해서야 되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 점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그렇다』라고 답변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떠한 신념(공산주의 신념까지 포함하여)도 말과 글로써 표출되지 아니하고 양심(?)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판사가 부도덕 판사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이 양심범을 처벌하는 법률이라는 주장이 틀리다는 이진우의 주장은 궤변의 극치이다. 부도덕 판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비합리적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합당하지 않을까?


일국의 대통령이 정권을 잡기 위해 수백 명의 양민을 학살했다면 그 대통령은 파렴치한 대통령이 되고 그 대통령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국가는 파렴치한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것 참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어쩌랴. 우리에게는 그런 대통령이 실제로 존재했었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니까 생각 안 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실제로 존재하면 더 끔찍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끔찍한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 경찰이 학생들의 집을 가택 수색하면 반드시 책을 압수해 갔다. 그 이유는 다른 혐의를 뒤집어씌울 수 없으면 이적표현물 소지라는 죄명으로라도 엮기 위해서였다. 어떠한 신념이 말과 글로써 표출되지 않고 양심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한 것이다.

다시 이진우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셋째, 「국가보안법은 耳懸鈴鼻懸鈴(이현령비현령)」이란 주장에 대하여. …반면 국가보안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학설과 판례가 훌륭한 해석기준을 제공해 주고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더구나 보안법 제1조 제2항은 同法(동법) 해석의 기본방향을 엄격하게 제약하고 있습니다. 또 同法 제7조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그 해석의 한계를 분명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배려에도 불구하고 보안법 적용에 관한 우리 검찰과 법원의 해석을 근본적으로 의심해야 한다면 우리는 차라리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국민됨을 포기하여야 옳지 않습니까?

우리의 국가보안법 적용에 있어서는 학설과 판례가 매우 훌륭한 해석기준을 제공해 주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유신 시대에 참으로 훌륭한 판례가 많이 있다. 막걸리를 마시고 파출소에 경범죄로 끌려갔다가 경찰들에게 "김일성만도 못한 놈아"라고 한 마디 한 것 때문에 징역을 살았던 훌륭한 판례도 수두룩하고, 그림 한 귀퉁에 그려넣은 진달래가 문제되어 고발당했던 사례도 있다. 박원순씨가 저술한 <국가보안법 연구 2: 국가보안법 적용사, 역사비평사, 1997>를 읽어보면 '훌륭한 판단기준을 내려준 학설과 판례'가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넷째, 「국가보안법은 다른 法의 활용으로 그 기능을 충분히 성취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그런데 국가보안법 폐지론자들은 한결같이 북한을 보안법이 「反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대하여 격렬한 반대론을 펴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북한은 「反국가단체」도 아닌 것으로 되는데 어떻게 해서 「敵」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러므로 위 주장을 펴고 있는 사람들은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 안에는 형법에 없는 많은 죄들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진우는 꽤나 섭섭하겠지만 그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북한은 이미 UN에 가입한 주권 국가이다. 북한을 '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현재의 국가보안법은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다. 또한 국가보안법 안에는 형법에 없는 많은 죄들을 규정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는데 바로 그것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불고지죄니 찬양고무죄니 하는 것들이 얼마나 자의적으로 해석되기 쉬운 것들인가.


다섯째, 「국가보안법은 限時法(한시법)이고 개정 후 51년은 限時 시효를 넘긴 것이므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주장은 너무나 환상적인 관념론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限時法」의 특징은 그 법의 「한정된 유효기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법 제정 목적의 「특수성」에 있습니다. 제정 당시와 현재 우리 안보상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특히 보안법의 마지막 개정시점(1991년)보다 오늘의 안보상황은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진 것이 하나 없습니다. 이런 상황하에서 무슨 限時法 논리가 대두되는 것입니까?

필자는 국가보안법 제정 당시(1948년)와 지금의 안보상황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진우의 배짱을 정말이지 닮고 싶다. 이 정도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수준을 몇 단계 뛰어넘은 배짱이다. 51년이나 국민을 억압하는 도구로 작용했으면 국가보안법은 이제 사라질 때도 충분히 되었다. 그리고 이진우는 48년과 지금의 안보상황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주장을 하기에 앞서 그것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예시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우리 국민의 의식과 남북의 현재분위기는 보안법 없이도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런데 한반도의 戰雲(전운)은 90%에 이르고 있는데 우리는 무슨 牧歌(목가) 같은 태평가를 부르고 있습니까? 월남 공산화의 비극을 벌써 잊었나요?


이 아저씨야. 타령은 그만 부르고 논거 제시나 해달라니까?

일곱째, 「국가보안법은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의 정신에 위배되므로 폐지되어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하여.


…북한의 고위당국자가 우리 정부요인과 서울에서 회담하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그는 反국가단체의 구성원이므로 그와 회합하는 자는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언론보도를 통하여 反국가단체의 구성원이 서울에 온 것을 알게 된 모든 국민은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아니하면 불고지죄로 처벌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궤변의 범위를 벗어난
폭언입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선동이자 망언입니다.

사람 참 고집 세네. 궤변의 범위를 벗어난 폭언이고 국민을 우롱하는 선동이자 망언이라는 논거 제시하란 말이야.위에서 이진우가 인용한 문장은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모순적인 법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국가보안법상 엄연히 반국가단체이고 고위당국자는 반국가단체 구성원 중에서도 '수괴'급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그가 정부요인과 서울에서 회담을 하게 된다면 그 정부요인은 이적단체 수괴와 회합을 한 것이 분명하고 그 사실을 아는 모든 국민은 신고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 현재의 국가보안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후락씨를 비롯한 수많은 '정부요인'들은 '반국가단체'의 '수괴'이자 '민족의 반역자'이자 '히틀러, 스탈린과 더불어 20세기 3대 악마적 독재자' 김일성을 만나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회합에 대한 처벌과 불고지죄 등등의 처벌은 정부요인이 국가적 목적으로 실시했을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조항을 만들기 위해서는 헌법을 고쳐야 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를 "모든 국민과 정부요인은 법 적용에 있어서 차별을 받는 별개의 존재이다." 정도로 고치면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이런 모순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이진우의 글은 논설문이 갖춰야 하는 기본 틀조차 지키지 못한 엉성한 글이다. 주장에 대한 근거 예시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국가보안법'을 지켜야한다는 신념만 가득 찬 선전선동문구에 불과하다. 다만 공동여당의 틈새를 노려 국가보안법에 대한 일체의 논의를 차단하고자 하는 노회함은 갖추고 있어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진우의 글은 논리는 없이 "서방님 가지 마시와요.""놓아라. 바지 벗겨진다."를 연상케하는 신파조 코메디류의 문체로
끌어간 '수준 떨어지는' 글이다. 이런 글은 대학 레포트로 내더라도 F감이다.


이런 글을 실어준 월간조선 편집장 조갑제의 양식을 우리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필자는 이런 글에 논평을 다는 일 자체가 대단히 짜증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글을 버젓이 실으며 국가보안법 철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과 싸워야 하는 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권위와 교양을 흉내 내는 이런 사이비들이 더 이상 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한시 바삐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하고 이런 '수준 떨어지는' 글에도 논평을 달아야 할 것이다.

21세기에도 이런 주장이 '주류'로 설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것이야말로 끔찍한 일이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hoisun_mor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

2002/06/24 (15:10:19)    IP Address : 168.154.16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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