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안티조선 커뮤니티 우리모두 -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악랄하게.. 또박또박..
관리자 메일  |   사이트맵  |   연결고리  |   관리 원칙   
공지사항
제발 이상한 공지사항좀 ...
글쓰실 때 주민등록번호 ...
스팸글과 게시물 삭제
우리모두 후원
[2020년] 우리모두 은행 1...
[2019년] 우리모두 은행 1...
[2019년] 우리모두 은행 1...
쟁점토론 베스트
 미디어법과 다수결
 광복절 앞날 읽은 신채호의 글
 8개의 나라중 5는 같은 편 3은 다른편.
 균형이 다시 무너졌군. 간신히 잡아 논건데,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뀌는군..
 악인은 너무나 쉽게 생겨나고.. 착한 사람은 쉽게 생...
 태평성대에 관하여
 음 ...이 냥반도 군대 안갔어?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한국의 노동자들 혹은 노동단체...
 세상 참 불공평하지 -박재범을 보며
 천재면 뭐하나?
 궤변론자 최장집
 국정원고소사건 환영!!
 절호의 기회
 진중권 'x'으로 지하와 빠콩을 한방에 보내다.

접속
통계
오늘 34
전체 7059187
HOME > 커뮤니티 > 개인칼럼 > 맑음이의 육아일기


이 름 말그미
제 목 [ 맑음이의 육아이기 2 : 다시 행복에 대해 ]
서울 어머님댁 다녀오면서
나민이 변기를 깜박 놓고 와버렸다.
출발하기 전, 나민이 쉬야시키고
잘 씻어서 가져갈 짐 옆에 놔뒀는데
그 큰 변기를 우찌 보지 못하고 안 가져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나루빠가 짐 다 내가고나서, 작은아가씨랑 나랑 집안을 휘~이
돌아보며 뭐 빠진 거 없나 샅샅이 훑어보기까지 했는데...

올 추석이 짧은 관계로 미리미리 벌초하려는 차량들로 도로가 꽉꽉 막혀서
일요일 아침 7시 40분에 양재동을 나섰는데 대전까지 다섯 시간이 걸렸다.
일찍 가서 좀 편히 쉬려고 했더니만, 길에 넘 많은 시간을 뿌려버렸다.
휴게소에서 짬짬이 쉬다가 마지막으로 쉬었던 옥산 휴게소에서 출발하기 직전,
나루빠가 실실 웃으며 뭐 중요한 거 서울에 놓고 오지 않았냐고 물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서 뭔데? 하고 물었더니 “나민이 똥통!” 하는 거다.
세상에 현관 앞에 떡~하니 놓여있던 그걸 어쩜 딱 빼놓고 올 수 있었을까나?
나루빠도 나루빠지만 나나 아가씨조차도 못 봤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화장실보다는 방에 놓고 쓸 수 있는 변기를 더 좋아하는 나민이에게
변기가 없다는 사실은 꽤나 심각한 일이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해 짐 풀자마자 동네 애기엄마들 가운데
변기가 있으되 아이가 커서 안 씀직한 집들 몇 곳에 전화를 했는데
일욜 오후라 공사가 다망하여 통화가 안 되거나 겨우 통화가 되면
아직도 쓰고 있다는 답을 듣게 될 뿐이었다.

마트 가서 사야 되나? 하고 고민하다가 혹시나 싶어 아래층 영서네에 가봤다.
영서네는 아이가 셋인데 영서가 막내로 나민이 또래다.
지난 번에 놀러갔을 때 보니, 영서는 꼭 화장실에 가서 쉬야를 하길래
변기를 따로 쓰진 않는 거 같았다. 워낙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영서엄마 성격상 쓰지 않는 변기는 진즉에 갖다버렸겠지~ 싶어
처음부터 고려대상에서 제외를 시켰는데 주변을 다 알아봐도 없으니까
다급한 마음에 혹시나 정말로 혹시나 변기가 아직 있다면
추석 때까지만 빌려 달라 해보자 하고 갔더랬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집은 아이들이 셋 다 변기에 쉬하는 걸 싫어하고
오로지 화장실에 들어가서만 싸려고 해서 변기 사놓고 한 번도 못 써봤다며
멀쩡한 새 것을 그냥 주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그 변기를 나민이네 줄까 하다가 있는 거 같아서 말았다면서.
게다가 영서엄마가 건네준 변기는
나민이가 줄곧 써오던 거랑 똑같은 모델이었다.
마치 나민이가 이 변기를 찾아갈 날을 기다리고나 있었던 것처럼!

이렇게 가까운 이웃에 변기를 줄 사람이 있었는데
괜히 멀리 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알아본 게 허탈했다.
그리고 이어서 팍! 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파랑새’였다.

벨기에의 문학자 마테를링크가 쓴 '파랑새'라는 희곡을 다들 아실 거다.
희곡보다는 우리에겐 그냥 동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오랜만의 기억을 떠올려 줄거리를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나무꾼의 두 어린 남매가 꿈을 꾼다.
꿈속에서 요술쟁이 할머니가 나타나 아픈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 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두 남매는 파랑새를 찾아 멀리 여행의 길을 떠난다. 죽음의 나라를 두루 살피고,
또 과거의 나라를 빙 돌아다니고, 이곳 저곳 두루두루 편력을 한다.
그러나 아무 데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한다. 그러다가 자기 집에 돌아와서야
집 문에 매달린 새장 안에서 파랑새를 찾게 된다.

여기에서 ‘파랑새'는 행복을 상징한다.
파랑새를 찾아가는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먼 곳을 헤매며
파랑새를 찾으려 애쓰지만 결국 못 찾고 집으로 돌아와
바로 집 안에서 파랑새를 찾는 것처럼
행복은 멀리에서 찾지 말고 가까이에서 찾으라는 뜻이 담긴 작품이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가?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란 시가 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 시의 마지막에 나오는 구절을
삶의 이유에 대해 물어올 때 얼버무림용으로 대충 때울 때 쓰곤 한다.

시인은 왜 사느냐는 물음에 그냥 씨익- 웃는 걸로 대답을 가름하지만
나에게 누군가 묻는다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겠다.
그것이 내 삶의 모토이기에 난 안부 글을 쓸 때면 꼭
‘행복하시길 빈다’는 말을 잊지 않고 남긴다.

신혼 초, 어떤 이가 그랬다.
‘행복하다’란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느끼는 행복은 쉽게 무너지는 것이라고.
그러니 그런 행복을 조심하라고.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좀 뜨끔했던가? 아니면 기분이 좀 나빴던가?
나의 반응이 어떤 것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지 그 말은
상당히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서 ‘행복의 화두’로 남아있었다.

나 자신에게 늘 ‘난 행복하다’라고 자기최면을 걸며
‘행복해야지, 행복해야 해, 난 행복하게 살고 있다구!’를 연발하며 살던 그 때,
누군가의 눈엔 그것이 모든 걸 가진 자의 오만으로 비쳐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난 가진 게 별루 없이 살고 있음에도
그 안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자신했다.

햇볕 잘 드는 것에 반해 곧바로 계약했던 언덕 꼭대기 열세 평 전셋집에,
어지간하면 다들 굴리는 자동차도 없는 뚜벅이 신세에,
내 집 장만의 꿈을 위해 한 달에 5만원 가량의 생활비로도 거뜬히 버티던 그 때.
소위 시집 잘 간 친구들이 30평 대 아파트에, 중형 자가용에, 잘 나가는 남편 자랑에
침을 튀길 때도 그네들보다 내가 덜 행복하다곤 생각하지 않았다.
때때로... 어쩌다 몇 번쯤은 그네들이 부럽단 생각이 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네들 앞에서 난 언제나 당당하고 행복했다.

그래서 내가 느끼는 행복은
어떤 조건들을 만족하고 나서 생긴 모래성 위의
누각 같은 행복이 아님에 틀림없다고,
순수하게 행복 그 자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제야 난 깨닫는다.
그것이 나보다 못 가진 자에겐 얼마나 오만해 보였을까?

난 부모형제 모두 건강하게 살아 계시는 집안에서 자라는 행운을 거머쥔 채
별 어려움 없이 배우고 싶은 만큼 잘 배웠으며,
건강한 몸으로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했고,
하늘이 내려주신 예쁘고 건강한 아기를 둘씩이나 낳아 잘 키우고 있다.

가끔(?) 투닥투닥 우당탕쿵탕 싸우긴 해도 대체적으로 다정다감하며
경제적인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게끔 꼬박꼬박 월급을 갖다 주는
건강하고 성실하며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남편과 잘 살고 있다.

한 칸도 아닌 세 칸씩이나 되는 집에서 좋은 집 주인 만나 잘 살고 있고,
그나마 처음 집 얻을 때 시댁의 도움으로 빚 한 푼 없이
월세도 아닌 전세로 사는 부를 부렸다.

이만하면 내가 가진 건 또 얼마나 많은 것이냐?
난 그 많은 것을 소유한 위에서 행복할 수 있었던 거다.
(물론 내 나름대로는 이만한 것에서 행복을 찾을 줄 아니,
난 참 소박한 사람이라는 생각까지도 했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든다.
가끔 너무 행복해서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하고 일말의 두려움을 느낄 때,
지금 느끼는 행복이 무언가에 의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곤 한다.
이 상황에서 건강을 잃으면..., 가족을 잃으면..., 빚더미에 올라서면...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하나하나 잃게 된다면,
그때도 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랜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난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 속 인물, 빨강머리 앤이 그랬단다.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다고.

그렇다.
행복은 바로 그렇게 소박하고 자잘한 일상의 기쁨 속에 숨어 있는 것!
빨강머리 앤의(정확히 말하자면, 루시 M. 몽고메리의) 행복론에
90% 공감한다. 거기에다 10%만 더 나의 생각을 덧붙이자면
기쁨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느끼는 슬픔까지도 행복의 요소라 말하고 싶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 어떤 상황이든
그 상황 속에서 우짜든지 행복을 발견하도록 나 자신을 훈련시킨다면
슬픔까지도 행복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넌 잃어보지 않아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거야!
라고 누군가 따끔하게 꼬집는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난 내가 가진 건강과 가족과 경제적 여유를 잃는다 해도
그것이 행복의 필수조건이며 본질이라고 여기지 않기에
잃어버린 순간 그 잠시, 혹은 한동안은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눈물 흘릴지라도
오래지 않아 다시 본연의 행복한 나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고 조심스레 확신한다.

행복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어떤 고정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해내야 하는 그 무엇이고, 발견되어지길 바라는 그 무엇이며,
그래서 행복은 발견해낸 자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궁하면 통하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지 않는가!
그러므로 난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내 삶에서 행복을 발견해낼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이 아닐까......


추석연휴가 끝난 다음 주 화요일 오후에
충남대학병원 소아과에 나민이 진료를 예약해두었다.
작년 가을 이후 나민이가 쉬야하는 횟수가 하루에 잘 해야 두세 번이다.
심한 날은 하루에 한 번만 한 적도 있다. 잘 가는 소아과에선 아이의 소변
상태가 특별히 이상하지 않고, 잘 놀고, 잘 먹는다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되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아볼 셈이다.
그 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난... 행복을 잃지 않을 것이다.


2005년 9월 14일 가을을 부르는 비가 내린 새벽에.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column_malgmi&no=4981

2005/09/14 (05:52:13)    IP Address : 220.82.75.217

4720  [ 맑음이의 육아이기 3 : 사랑이 더 필요해요! ] 말그미 2005/10/10 2805
4719    [re] 나 햇님할거야! 나향 2005/10/31 2430
 [ 맑음이의 육아이기 2 : 다시 행복에 대해 ] 말그미 2005/09/14 2699
4717  [ 맑음이의 육아이기 1 : 왜 육아‘이’기냐고? ] 말그미 2005/09/03 1532
4716    여전히 잘 지내시는군요 호빵맨 2005/09/04 1486
4715      [re] 호빵맨님도 행복하시길... 말그미 2005/09/10 2301
4714  [ 맑음이의 육아일기 100 : 내 사랑하는 아이들 ] 말그미 2005/06/07 1453
4713    [re] 오랜만이야..^^ 나향 2005/07/22 1119
4712      [re] 크흐~~ 이거 답글이 넘 늦었네. 말그미 2005/08/26 1130
4711    [re] [ 맑음이의 육아일기 100 : 내 사랑하는 아이들 ] 나는나 2005/06/16 1595
4710      [re] 캄샤 캄샤 ! 말그미 2005/08/26 1088
4709    [re]기특한 아이들... 토끼뿔 2005/06/11 1482
4708      [re]루민이 사주까지! 말그미 2005/08/26 1359
4707      오해 말아요! 보은고광근 2005/06/12 1287
4706        [re] 농담이구요.. 토끼뿔 2005/06/15 1333
4705    [re] 축하합니다. 멍멍이 2005/06/07 1044
4704      [re] 고마워요^^ 말그미 2005/06/08 1120
4703  [ 맑음이의 육아일기 99 : 생후 두 달, 루민이의 성장기록 ] 말그미 2005/06/03 1486
4702  [ 맑음이의 육아일기 98 : 시련이 내게 준 의미 ] 말그미 2005/05/31 1184
4701  잘 크나요? 보은고광근 2005/04/30 1263
4700    [re] 넵! 말그미 2005/05/31 1100
4699  [ 맑음이의 육아일기 97 :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 말그미 2005/04/01 1304
4698  둘째, 루민이 낳았습니다.^^ 말그미 2005/03/27 1282
4697    추카추카 호빵맨 2005/04/14 1571
4696      [re] 고맙습니다, 호빵맨님! 말그미 2005/05/31 1021
4695    [re]어머나...... 토끼뿔 2005/04/06 1391
4694      [re] 고마워요, 토끼뿔님!^^ 말그미 2005/04/09 1377
4693    [re] 둘째, 루민이 낳았습니다.^^ 을채 2005/03/29 1149
4692      [re] 고마워요, 언니^^ 말그미 2005/04/01 1126
4691    [re] 둘째, 루민이 낳았습니다.^^ 보은고광근 2005/03/28 12788

1 [2][3][4][5][6][7][8][9][10]..[158] [NEXT]

Admin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WiZ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