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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말그미
제 목 [ 맑음이의 육아일기 97 :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



정확히 두 시간 간격으로 잠이 들고 깨는 루민이 덕분에
온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 일쑤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루민이가 태어나 집에 오고부터 기가 막히게도
나민이는 매일매일 새벽 2~3시에 잠이 든다.
낮잠을 아무리 적게 재워도, 고모가 쉬는 날 하루종일 놀아줘도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잠이 없던 녀석이, 루민이가 태어나니까 더 줄었다.

두 녀석의 자고 깨는 타이밍은 아주 절묘하기까지 하다.
루민이가 잘 땐 나민이가 깨어서 놀아달라 그러고
나민이가 잠들면 루민이가 깨어서 맘마 달라,
기저귀 갈아달라, 안아 달라 하며 응애~ 응애~ 울어댄다.ㅠㅠ
어느 땐 나민이도 같이 깨서
기분이 안 좋을 땐 같이 앙앙 울어대고,
(그럴 땐 정말이지 돌아가시겠다. 옆에 남편도 없이 두 녀석을 감당하기란!)
기분이 좋을 땐 뽀로로 루민이 옆으로 가서 배시시 웃으며
“응애~응애~ 루민아, 맘마 먹자!” 함서
지가 젖병 들고 설치는 게 제법 누나티를 낸다.
(이럴 땐 천사가 따로 없다. 어쩜 저리 샘도 안 내고 동생을 이뻐할까? 싶다)

젖을 아직 잘 못 빠는 루민이에게 젖을 먹이느라 용쓰다가,
영 못 빨고 혀를 이리저리 내두르는 루민이 보기가 안 되어
(그리고 솔직히 말해, 나 자신도 더 이상은 넘 힘들어서)
손으로 젖을 짜서 우윳병에 넣어 먹이다가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분유까지 타먹여서 겨우 양을 채우느라 부엌과 안방을 오가다 보면
어느새 창밖이 희붐~하니 훤해져온다.

부지런하신 어머님은 5시 반에 손전화 알람을 맞춰놓으신다.
그 시각이면 제깍 일어나셔서 아침을 준비하시는데 그 즈음
루민이가 솔솔 잠을 자기 시작하면 나도 옆에서 까무룩 잠이 들고 만다.
온 몸이 묵지근하게 녹아내려 방구들 속으로 빠져드는 혼곤한 잠이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누웠다가 7시 반쯤 아침 먹으라고
깨우시는 어머님 목소리에 잠이 깨기도 하고,
어떤 날은 7시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든 루민이를 안방에 놔두고
겨우 해방됐다는 생각으로 아침 식탁에 앉기도 한다.

이런 하루하루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책 한 권을 다 읽어냈다.
나민이 태어나선 몇 달이 지나도록 책 읽을 엄두를 못 냈던 거 같은데
(나에게도 여유롭게 차 마시며 책 읽던 시절이 있었던가??? 하며 힘들게 지냈더랬다)
아이가 둘인 지금 오히려 짬짬이 책을 읽을 여유가 생긴다.
어머님이 온갖 집안일이며 나민이, 루민이 목욕시켜주시고
심심해하는 나민이랑 놀아주는 것까지 다 맡아서 해주시니
내가 루민이 젖 주는 것 외엔 다른 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서
그만큼의 여유가 생겨난 것이리라.(어머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공선옥의 산문집인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는
'산과 논과 밭 속에 파묻힌 곡성에서의 생활'과
'어린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모성, 작가의 유년기 추억과 가슴 아픈 기억
그리고 모자가정을 이루게 된 현재까지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40여 편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의 귀한 가치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현대에서
이 시대 마지막 보루이며 지향점이어야 할 모성애를 주축으로
소외된 약하고 여린 생명들을 보호해야 하는 까닭,
사람을 귀히 여기는 마음 등에 대해
생활 속의 여러 프리즘을 통해 가만가만 얘기해주는 글들이다.

대학 3,4학년 시절,
누가 보면 “쟤네들 ‘레즈비언’ 아냐?” 할 정도로
껌처럼 붙어 다니던 단짝친구가 하나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찌 사는지도 모른다.--;;)
그녀를 통해 ‘공선옥’이란 작가에 대해 처음 들었다.
국문학도이니만큼 여기저기서 ‘공선옥’이란 이름은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녀의 작품과 삶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던 차였다.
모대학 문예창작과를 나왔다는 그녀의 언니가
삶의 깊이만큼이나 문학의 깊이가 느껴진다며 참 맘에 들어한다던 작가.
공선옥을 내 뇌리 속에 깊이 각인시키게 된 계기는 그렇게 오래 전이건만
정작 그 작가의 작품을 접한 건 올해 봄이 되어서였다.

루민이 낳기 전, 운동삼아 나민이 손잡고 찾아간 동네 도서관에서
원래 보려고 했던 책이 대출되고 없어 뭘 읽을까 하며 여기저기
뒤지다가 우연찮게 눈에 들어온 공선옥의 작품들.
‘수수밭으로 오세요’, ‘붉은 포대기’,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이렇게 해서 난 그녀의 작품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됐다.
소설 두 권은 루민이가 뱃속에서 꿈틀거리며 놀 때
밤을 새워가며 뚝딱 읽어치웠다.
그리고 수필집은 루민이가 태어나기 전날 빌려서
새벽 내내 진통으로 아픈 배를 싸쥐며 읽다가
루민이 낳고 나서 집에 돌아와 산후조리를 하며 마저 읽었다.
(좌욕하면서 무료하게 앉아있을 때 이 책을 읽다보면 시간이 금세 갔다.^^;;)

소설을 읽으며 궁금해했던 그녀의 개인사, 가정사가
수필집에 구구절절 적나라하게 나와 있었다.
두 번의 이혼, 두 번의 이사, 세 아이.
생계를 잇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구로공단에서 미싱사로 보낸 시간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시골 촌구석으로 이사 가서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시골에서의 삶들이
그녀의 소설 속에 거울처럼 투영되어 있었다.
사실 이런 것들은 한 개인이자 작가라는 공인에 대한
소소한 호기심을 해결했다는 것일 뿐이고, 중요한 건
그 수필집에 절절히 배어있는 그녀의 모성에 대한 숭고한 태도,
험난한 인생역정을 겪어내며 이뤄낸 진지한 신념,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인간미 넘치는 시선들이 내게 전해준 감동의 파문이
참 오래도록 가슴 깊이 남아 있으리라는 사실이다.
그녀처럼 셋까진 아니지만, 나 또한 두 아이를 키우는 어미로서
그녀의 글이 준 감동과 깨달음을 내 삶 속에
우러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여담 하나 하자면,
루민이가 젖을 잘 못 빨아서 나중에 깨면 먹일 양으로
새벽 내내 손목이 나가도록 마지막 한 방울까지 꼭꼭 짜내서
마침 머리맡에 있던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위에 올려놨는데...
잠깐 자세를 바꾸려다가, 아뿔싸!!!
이 책 위에 올려진 젖병을 쏟아서 반 이상을 흘려버리고 말았더랬다.
그 순간, 나도 정말이지 엉엉 울고 싶었다.
자운영 꽃밭이 나를 울리누나~~~ ㅠㅠ


2005년 4월 1일 오늘이 만우절인데 거짓말 하나도 못 해보고 하루가 가네, 떱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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