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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국민들은 스스로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토론/좌파란 무었인가?)
http://www.goclassic.co.kr/

<시사토론> 게시판



국민들은 스스로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
글쓴이 지효섭 (flyvos) 날짜 2007/12/24 2시 17분 추천 21 조회 238

내게 정치나 경제의 전문가적 식견은 너무 부족하다. 그래도 일개의 관점은 있기에..정치를 좀 과격하게 단순화 시키면 이런것 같다.

정치를 <내가 너보다 더 가져가는 것을 어떻게 너에게 납득시키는가>의 문제로 요약시켜 본다.
그것이 돈이든 권력이든 명예든...당신이 나보다 더 가져가는것을 내가 흔쾌하게 용인할 수 있다면 그 정치집단은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친구사이든 지역사회든 국가관계든..

세금을 많이 걷어 복지에 쓰는 북유럽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더 가진자는 그렇지 못한자에게 아마 이렇게 설득할 것이다.
"그대신 나는 세금을 너보다 많이 낸다."
냉정하지만 쿨하다... 어찌됐건 이런식으로 합의된다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보인다.

그런데 미국같은 자유시장경제의 사회에서는 그런 부의 차이를 납득시키는 것을 상당부분 윤리와 도덕이 담당하는것 같다.
가진것을 나누어 주고 자선을 행하는 것은 본인 자율이지만 동시에 사유재산에 필요한 일종의 사회윤리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른바 사회환원의 철학인데 그것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저사람은 나보다 능력있고 부지런히 일했고 그렇게 떳떳하게 번 돈을 좋은 일에 재투자 한다..그리고 나도 그들을 본받아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그런 부를 얻을 수 있다"고 믿음으로써 그들의 부를 납득한다.. 어찌됐건 이런식으로 합의된다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보인다.

물론 이런식으로 한쪽으로 클리어하게 합의된 사회는 어디에도 없다. 두가지 요소가 변형되어 이리저리 섞여있고 단지 어느쪽에 중심을 두느냐의 차이가 있을것이다. 두가지 모두 문제를 안고 있다. 평등이란 개념의 비효율성이라든지 개개인 사이에 드러나는 이기적인 본성..등등. 이 두가지 상황에서 파생되는 의심과 모순은 서로를 끊임없이 왕래하며 드럼통에 올려놓은 널빤지 위의 곰처럼 균형을 잡는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피차 설득하고 납득하기 위해서 중요한 선행조건이 있다. 모든 부의 흐름을 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투명하게 볼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세금을 누구에게 얼마만큼 걷어 누구에게 얼마만큼 쓰는지, 기업이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의 이윤을 남기고 얼마를 재투자 하는지..구성원들에게 납득할만큼 투명하게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갖은 음모론과 불확실성으로 정치적 안정은 깨어지고 말것이다.



이명박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우려를 갖고있다.
나는 마찬가지로 단순하게 본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유럽식의 복지모델보다 미국식 자유시장 경제모델을 채택한 국가로 보인다. 우리사회도 정치안정을 바란다면 예외가 아니다.마찬가지로 부자는 가난한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기존에 가졌던 자들은 내가 여전히 더 가질 자격이 있음을 어떤식으로든 납득시켜야 한다.
노무현이 실패한것도 단순하다. 정동영이 토론회에 나와서 경제는 죽지않았다며 이런저런 지표, 수치 들이밀어도 소용없다.절대빈곤의 사회를 벗어난 사회에서 가난이란 상대적 박탈감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트럭운전사들이 결코 우리보다 임금이 적기때문에 파업을 하는것이 아니다. 단지 너희들이 나보다 더 가져간 것을 납득 못하겠다는 의사 표시이다. 국가의 부에대한 구성원들간 공정한 분배인가 아닌가의 싸움이다. 우리나라가 IMF졸업하고 꾸준히 경제성장 했는데 무슨 경제가 죽었다고 하는가? 이게 다 공염불이다.양극화란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 졌다는 뜻일수도 있지만 상위와 하위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뜻일수도 있다. 내자식 동네 영어학원 보낼때 누구는 고액 그룹과외하고 누구네 집에는 원어민 가정교사가 온다.노태우 김영삼때 무슨 서민들이 아이들을 영어학원에 보냈는가? 그래도 그땐 영어과외 특별하게 따로 받는 다른 애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지금은? 발달된 정보로 인해 누가 어떤 교육을 받는지 훤히 알게 되었다.상대적 하위계층들이 이런 시스템에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이들에게 과중한 사교육비 지출이 없었다면. 서민 가정경제가 절단났다는 진단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기 아이의 경쟁력이 소득차이 때문에 시작부터 차이가 나는 불길한 현상은 일반 서민들에게 끝없는 돈에의 배고픔과 갈증을 낳은것이다. 이것은 지표로서 멀쩡해 보이는 경제가 개개인의 심리에서는 망가졌다고 느껴지는 일례일 뿐이다.
근본적으로는 저사람이 과연 나보다 더 가져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대한 정당한 사회적 설득이 소외되었다는데 근본적인 민심이반이 있는것이다. 기득권을 획득한 그룹은 그것을 지키기에만 열중하며 설득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하게 될때... 그래 무슨수를 써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거지? 너희들처럼 부동산이란 지름길로 나도 달리련다... 전국민적 부동산 광풍 현상은 이런식으로 파생된다. 윤리가 소외된 시장경제란 살벌한 약육강식의 황무지일 뿐이다. 거기서 인간성회복이나 환경생태문제들은 거추장스러운 혹에 불과하다.

그래도 노무현정권의 성과라면 위에 언급한 투명성을 미약하나마 확보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멀었지만 그동안 어둠속에 가려졌던 기득권세력이 공고히 누리던 부의 흐름이 일반 서민들에게도 노출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의를 가진다.역설적으로 그런 정보들이 공개됨으로서 민심이 요동쳤던 것이었겠지만. 일례로 종부세와 분양원가 공개 논란으로 부동산을 기초로한 상당수 부자들의 재산증식의 모습이 낱낱히 공개되었다. 그렇게 가진자들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노출되었지만 결국 노무현정권은 근본적으로 수습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오히려 불건전한 학습효과를 낳았을 뿐이었다.
삼성을 보자. 그들에게 어떤 실력이 있을지는 모르나 그들이 누리던 부는 아직 일반서민들을 납득시킬만한 도덕성에 기초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국가를 지탱해온 공적을 인정해 한번 봐주라는둥, 속이는것도 능력이라는둥 기만적인 명제들이 횡행할 정도로 윤리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가진자가 계속 더 가져야 한다는 당위성의 설득이란 거의 요원한 지경이 되었다. 앞으로도 그보다 덜 가진자들의 저항은 납득할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런마당에 과연 우리나라가 FTA를 서두를 정도로 자유시장체제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일만큼 기존 자본권력이 윤리적으로 건전한 체질개선이 된 상황이었을까? 노무현이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기득권세력의 압력에 굴복하여 너무 빨리 간것은 아닐까?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지각있는 시민들의 민심이반에도 상당히 기여했으리라 본다.



여러가지 종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노무현에게 실망한 국민들이 정권을 교체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국민들은 공정한 분배라는 브레이크보다 성장지상 자유시장체제의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그래. 당분간 눈감아 줄테니 돈이나 더 벌어와서 이제 우리에게도 좀 나눠달라는 뜻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전히..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더 벌어다가 채워줘도 가진자들과는 여전히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박탈감이란 언제나 상대적이다. 차기 정권의 정치적 안정은 과연 국민들에게 그 차이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이 가능하겠느냐의 문제이다.

이 지점에서 이명박정권은 상당히 불리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일단 통수권자 본인이 그다지 투명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여전히 수많은 기득권세력의 비호아래 지탱되어져 왔다. 그런 그들이 이제 부의 흐름과 집행을 투명하게 하고 뼈를깎는 윤리적 반성을 해야한다. 반성의 기대보다 은폐의 우려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역사를 퇴행시켜 다시 그 부의 흐름을 나머지 국민들 모르는 어둠속으로 숨기려는 기도는, 이미 그동안 국민들에게 노출된 정보들이 너무 많기에 아마도 좌절 될 것이다. 이전보다 정보가 늘어난 많은 국민들은 자신들이 누릴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것을 감시하기에 게을리 하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노무현보다 100만표 적게 받아 당선되었다. 또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는 열에 넷이다.이들은 결국 이명박의 집권을 묵인한 셈이지만 아무튼 찍지는 않았기에 그에게 아무런 빚이 없다. 이번 선거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았고 앞으로 맘에 들지 않으면 아무런 주저함없이 저항할 국민들은 적어도 전체의 약 3/4이다. 이명박 자신이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펴려해도 이들의 민심을 등지고 강행하기는 힘들것이다.이들을 무시할 정도로 권력기반이 그렇게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를 원하여 진성투표했던 기존의 기득권층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명박은 정권의 거의 모든 순간동안 햄릿의 고민을 해야 할지 모른다.



어쨌든 이제 국민들은 자신들을 시험하기로 했다.

국민들은 초고속 무한경쟁 시장경제의 롤러코스터에서 본인들의 담력과 운을 시험하기로 했다.
한사람의 손에 이끌려 나머지 셋이 싫어도 할수 없이 타게된 꼴이 되었지만 말이다. 설마 자신은 그 체제의 낙오자가 아닐것이라고 기대하며..
어찌됐든 출발과 동시에 궤도에서 이탈하여 소외될 서민들을 설득할 당위성을 이명박은 획득하여야 한다.그 방법은 정말 어려운 수수께끼중 하나가 될것이다. 낙오한 당신은 불행하지 않고 조국은 당신들의 희생에 감사하고 있다거나..입에 발린 말로는 어림없다. 눈앞에 국민성공시대를 연 사람들이 활보하는 모습을 두눈으로 보고있는데 말로 될것인가.욕망의 가속도가 붙는것에는 빈부귀천이 따로없다. 결국 어느정도라도 달래려면 돈이 들게 되어있다. 어설픈 우생학 담론을 조장하여 왕따시키는 방법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을 조직하는 정치세력은 반드시 출현하고 그에 따른 정치-사회불안은 그리 오래 잠복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 모르겠다.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던 어느날 아침 이명박이 갑자기 돌변하여 분배정의의 사도로 대변신을 감행할 수도 있겠지만..이건 좀 힘들어 보이지 않을까? 그래도 모른다. 로또가 확률은 희미해도 누군가는 당첨이 되기도 하지 않은가?


p.s. 민간보험을 하든, 공기업 민영화를 하든, 금산분리를 철폐하든..그런 정책들은 혹 시행하다 실패하면 다시 수정할 수 있다. 잘못되어도 그 선택한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이고 힘들어도 또 그 사람들이 고치게끔 되어 있다.
그러나 대운하는 이야기가 틀리다. 땅에는 한 번 해보다가 아니면 말자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땅에 난 상처는 수정이 안된다. 참담한 재앙은 그 어떠한 천박한 경제적 수치로도 결코 바꾸어 질 수 없다. 강행이란 오판을 하여 국민적 저항에 맞닥뜨려 자신의 정치력을 약화시키는 악수는 두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상식을 져버려서 남는것이란 그냥 불행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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