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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묻고답하기 > 잦은질문들 - 안티조선과 우리모두에 대한 잦은 질문 & 답변을 정리해 놓은 곳


이 름 관리자
제 목 언론권력이란 무엇인가요?
Q : 안녕하세요. 언론권력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언론권력이라는게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A :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름대로 '언론권력'에 대하여 잘 정리된 글이 있어 답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한번 찬찬히 읽어보시면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는 진중권님입니다.

==

작성자 : 진중권 (kyoko@channeli.net)

제 목 : 펜은 칼보다 강하다?


군사독재라는 거대권력이 무너진 후 최근 언론권력의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정치권력은 언
론이 감시한다. 그럼 언론권력은 누가 감시를 한단 말인가?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몇몇 언
론사는 정당한 비판의 수준을 넘어 정부를 거의 하이에나 수준으로 물어뜯으며 개혁정책에
제동을 걸어 왔다. 특히 지난해는 그야말로 선정적인 폭로정치로 점철된 한 해였다. 이에 대
해 정치권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런 정치권의 변태적 행태를 제지하기는커녕 그
것을 경쟁적으로 옮겨 적음으로써 사태를 악화시킨 언론 역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
다. 하지만 이 언론권력의 행패를 바로잡을 길은 없는 듯하다. 언론은 무너져야 할 마지막
권력, 정부에서도 건드리지 못하는 최후의 성역으로 남아 있다. 바스티유는 무너졌어도 앙시
앙레짐은 건재한다.

우리 언론의 문제

권력은 펜 끝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최대의 만년필 조선일보는 300만의 발행 부수를 자랑한
다. 반면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프랑스의 르몽드는 40만, 독일에서 제일 큰 신문인 FAZ
역시 40만을 넘지 않는다. 사실 수백만의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것 자체가 실은 자신이 황
색지임을 자백하는 것이다. 가령 독일에서 조선일보만큼의 부수를 가진 신문은 BZ이라는
황색신문 밖에 없다. 하나의 일관된 논조를 가진 신문이 수백만의 독자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불가능이 우리 사회에서는 가능하다는 것. 그것이 문제다. 아시아권에서도 한국
의 언론의 수준은 최하위를 밑돈다고 한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한국 언론의 수준을 낮추는 요인 중의 하나는 이념적 낙후성이다. 광신적인 반공 이데올로
기가 지배하는 사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부딪혀 대화하고 논쟁하면서 만들어내는 품위 있는
여론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재작년에 조선일보가 일으킨 최장집 사건이 불발로 끝났을 때,
그로써 광신적 반공주의는 이제 영원히 물러가는가 했다. 그러더니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다시 대통령을 "빨치산"으로 부르고, 자기를 체포하려드는 세태를 "좌익광란의 시대"로 규정
하고 나선다. 이런 고약한 선동이 먹혀드는 것은 아직도 광신적 반공주의가 대중들의 무의
식을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다. 수십 년 묵은 이 낡은 이데올로기적 광기. 이것이 우리 언론
을 천박하게 만드는 첫째 요인이다.

또 하나는 상업주의다. 우리 나라에서는 선정적인 기사로 대중취향에 영합하지 않고는 신문
사가 생존하지 못한다. 즉 자유경쟁이라는 시장원리를 언론이라는 특수영역에까지 무차별
적용하는 괴상한 관습이 독자의 눈을 잡아끄는 촉각적 주제를 선호하는 경향을 낳고, 이것
이 언론을 <선데이서울>과 같은 황색 저널리즘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단순한 상업주의보다 더 고약한 것은 광신적 반공주의에 상업주의를 결합시켜 대량으로 팔
아먹는 조선일보의 '안보 상업주의'다. 정보기관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여 빼낸 정보를
선정적인 타이틀로 포장해 팔아먹은 것이 조선일보의 성장비결이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다.

여기에 '유착'이 가세한다. 즉 소유주와의 편집진과의 유착을 통해 공공의 언론이 사주의 이
해를 대변하는 사적인 매체로, 기자들은 사주라는 독재자의 사병(私兵)으로 전락하는 것이
다. 중앙일보 회장이 탈세혐의로 잡혀들어 가는 날, 회장님의 종들은 딸랑딸랑 거리며 "회장
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다른 종류의 유착도 있다. 가령 작년에 있었던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의 경우처럼 물질적 이익과 정치적 입신을 꿈꾸는 기자들이 정치권과 유착관계를 갖는
것이다. 이때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가 아니라 폭로정치를 일삼는 몇몇 정치모리배들의
정치적 공작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세 가지, 즉 이념적 천박성, 무차별적 상업주의,
사주의 봉건적 권력의지가 우리 언론을 아시아에서도 최하위로 묶어놓고 있는 것이다.

언론권력과 지식인

학계의 추상적 논의를, 대중의 구체적 삶과 연결시켜주는 것이 언론의 임무라 볼 수 있다.
언론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삶의 모든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해야 하나 그 논조는 시정잡배의
그것이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격조를 유지하려면 지성계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동
안 한국에서 지식인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독재정권과 협력했던 소위 '어용 지식인'
과 정권을 비판하는 '비판적 지식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식인은 정치권과 인연을 끊고
상아탑 속에서 자신을 고립시키는 길을 택했다. 사실 독재정권은 지성을 거추장스럽게 생각
했고, 천민 자본주의는 굳이 교양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식인이 발휘할 역할이 별
로 없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과 언론이 관계를 맺는 방식을 보자. 상아탑 속에 갇혀 지내왔던 한국
의 지식인들은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 결과 자기의 전문지식으로 언론에
방향을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언론을 추종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언론이 지성계에서 논의
된 것을 받아서 정론을 펴는 게 아니라, 먼저 언론이 터뜨리고 나면 뒤늦게 지식인들이 그
장단에 맞추어 입술 서비스를 해주는 격이다. 가령 최근의 '박정희 신드롬'을 보라. 여기서
지식인과 언론권력 사이에 묘한 유착관계가 형성된다. 즉 지식인은 언론으로부터 유명세를
챙기고, 언론권력은 지식인의 입술 서비스를 챙기는 공생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언론과 극우 헤게모니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우경화한 사회다. 일본의 우경도는 87%라고 한다. 일본에서 극성스런
우익은 20만에 불과하나, 일본의 우익 헤게모니는 보수우익들이 극우파들과 거리를 두며 필
요할 때마다 이들을 적절히 별동대로 활용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가령 최근 핵무장 발언
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의 주기적인 망언은 이런 우익 헤게모니를 배경으로 해서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가령 최근 박정희 재평가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80퍼센트의 국민이 박정희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 죽은 박정희를 대중적
영웅으로 부활시키는 데에는 물론 언론의 역할이 컸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조선일보와 같은 몰상식한 신문이 영향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조선일보가 주도하는 우익 헤게모니가 아직까지 국민들의 정치의식을 사로잡고 있음을 의미
한다. 대통령 선거 당시 아무런 법적 권한이나 근거나 지위도 없는 이도형과 같은 극우분자
들이 대통령 후보들을 상대로 감히 사상검증을 한다고 설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극우
헤게모니 때문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 야만적 해프닝이 공공매체인 TV를 통해 생중계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극우 헤게모니의 광기가 어느 정도인지 헤아릴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극우 이데올로기의 유포는 주로 '한국논단'과 '월간조선'을 통해 이루어진다.
거기에 최근에는 소위 언론사가 키워주는 일군의 젊은 소설가들이 가세하고 있다. 가령 이
인화의 '영원한 제국'이나 '인간의 길'을 생각해 보라. 소설이든 기사든 어느 경우에나 이들
의 텍스트는 강한 허구성을 띤다. 이는 '허구'라는 형식을 빌면 사실의 왜곡이 용이하고 이
야기체의 서사구조에 힘입어 대중의 감정에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시마 유끼오에 따
르면 원래 논리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고 한다. 따라서 이들이 자기들의 이념을 전파하
는 데에 문학적 수단을 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익 이념 만들기는 주로 역사학적(?) 작업으로 나타난다. 재미있게도 이 작업은 역사학에
문외한인 기자와 소설가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한 마디로 역사학아 강간을 당하고 있
는 것이다. 가령 한국의 우익들이 얼렁뚱땅 만들어낸 사관에 따르면, 우리의 5천년 역사는
썩어빠진 사대주의로 점철되어 왔으나 그 와중에도 간간이 민족정기를 유지해 온 분이 있으
니, 이름하여 '김유신-이순신-정조-이승만-박정희'라고 한다. 국가주의 문학은 이 우익신통
기를 증명하기 위한 작업이다. 가령 이순신은 김탁환의 소설 <불멸>, 정조는 이인화의 <영
원한 제국>, 이승만은 이한우의 <위대한 생애>, 박정희는 이인화의 <인간의 길>과 조갑제
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그러더니 최근 조선일보 출판국에선 드디어 김유신 전기를
펴냈다.

그 동안 멘탈리티의 관점에서 파시즘에 접근하는 시도가 없었다. 이 때문에 심지어 지식인
사회에서마저 이들의 논리가 본질적으로 파시스트적이라는 사실을 보지 못했다. 파시스트
멘탈리티는 대개 전쟁철학, 인종주의, 국가주의, 광신적 반공주의, 반휴머니즘 등 폭력적 양
상을 띠고, 그 감성은 변태적 유미주의에 거대 선호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재미
있게도 이 특징들이 '월간조선'의 논조 속에 거의 완벽한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어느
사회에나 극우는 존재하는 법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 허접 쓰레기가 메이저 언론의 스
피커를 통해 수백 만 부씩 복제되어 대량으로 살포된다는 데에 있다.

언론과 파시즘

파시즘의 문제가 좌우의 이념공방의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파시즘은 정치적 입장
의 차이를 떠나 자유민주주의의 게임규칙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 상식을 가진 모든 교양
인들, 모든 시민들이 반대해야 할 어떤 것이다. 왜? 그것은 대중들의 정치의식을 가장 저급
하고 원시적이며 본능적인 수준에 묶어 놓음으로써 합리적 대화와 토론을 통한 여론의 형성
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여론이란 막연한 군중심리가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합리적 논
증, 평화적인 토론, 다른 견해에 대한 관용(=똘레랑스)를 바탕으로 하여 형성되는 균형잡힌
견해를 가리킨다. 사회의 대다수가 동의하는 바로 그 견해, 즉 합리적인 여론이 민주주의 사
회가 기능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선진국의 시민들은 파시즘이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시민들은 아직 '국민'이라는 국가주의적 이름 속에서 수백만 부를 동원한 극우언론의 이념공
세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조선일보라는 '미디어 무굴'이 대중들에게 행사하는 그릇
된 정치적 영향력을 이제 차단해야 한다. 문제는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의 조
선일보가 아니다. [월간조선]을 별동대처럼 활용하면서 사설을 통해 자꾸 주제넘은 정치공작
을 해대는 조선일보사의 이념적 지향성이다. 그 극성스런 지향성을 누그러뜨려 자유민주주
의의 원리에 얌전히 길들이기 위해선 조선일보 불매운동과 함께 지식인들 사이에 기고와 인
터뷰 보이코트 운동이 시급하다.







퍼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이 글의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o.urimodu.com/bbs/zboard.php?id=faq&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

2001/07/02 (14:19:35)    IP Address : 211.194.243.80

14  투병중인 포청천의 '일반신문과 조폭찌라시들의 만평비교' 홍재희 2007/08/28 3638
13  조선일보의 대북보도가 어째서 문제가 됩니까? 또또미 2001/11/20 7774
12  조선일보의 친일이 어째서 문제가 되나요? 또또미 2001/11/16 7215
11  읽을만한 신문좀 추천해 주세요.(쟁토펌) 빌리자 2001/09/23 7899
10  안티조선 우리모두 사이트가 생기게 된 배경이 뭔가요? 관리자 2001/08/21 7089
9  조선일보와 문학권력의 유착에 대해 알고 싶어요 관리자 2001/08/21 5734
8  우리모두 쟁점 토론방이 잘 열리지 않아요. 관리자 2001/08/19 5015
7  안티조선 운동을 바라보는 다른 매체들의 평가는 어떠한가요? 관리자 2001/07/02 6289
 언론권력이란 무엇인가요? 관리자 2001/07/02 5406
5  우리모두에 성금을 내고 싶다면.... 관리자 2001/06/29 5054
4  왜 안티조선 운동이 정당한가요? 관리자 2001/05/23 8010
3  안티 조선일보운동이란 무엇인가요? 관리자 2001/05/23 8765
2  조선일보를 확실하게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관리자 2001/05/23 8253
1  FAQ 방을 개설하면서... 개설자 2001/05/12 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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